(연합뉴스) 미국이 기독교도와 불교도 이민자가 가장 선호하는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세계적인 이민자 현황을 종교별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기독교도 3천200만명과 불교도 170만명 등 총 4천300만명의 이민자가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 전체 이민자 가운데 4분의 3이 기독교도인 셈이다.


기독교도 이민자의 상당수는 가톨릭 국가인 멕시코에서 건너왔다. 하지만 수십년간 계속된 멕시코의 가족계획이 성과를 내면서 최근에는 미국으로 건너오는 기독교도의 수도 급감했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1970년대 멕시코 여성은 평균 7명을 낳았지만 지금은 2명을 조금 넘게 낳는다. 그 결과 미국으로 건너와 정착한 멕시코인의 수는 2010년 75만명에서 2010년에는 15만명으로 줄었다. 밀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멕시코인도 4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필립 코너 연구원은 "이민은 사회를 바꾸고 종교적 지평을 변화시킨다"며 "1960년대 미국 사회에서 3분의 2를 차지했던 신교도의 비중이 지금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불교도 이민자들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경제적 이유 등으로 건너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보고서는 자신이 태어나지 않은 국가에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종교적 정체성을 조사하기 위해 유엔 보고서와 세계 각국의 인구통계 자료를 분석했다.


세계 전체 이민자는 2억1천400만명이며, 종교인별로는 기독교도가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기독교인이 세계 인구의 33%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종교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주성이 강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기독교도 다음은 무슬림(6천만명)으로 전체 이민자의 27%를 차지했다. 이들은 주로 인도와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로 이동해 정착했다.


하지만 종교별로 이주성이 가장 강한 집단은 유대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전체 유대인의 25%가 자신이 태어나지 않은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다음으로 이민자가 많은 국가는 러시아(1천200만명), 독일(1천만명), 사우디ㆍ캐나다(각각 700만여명) 순이다.


코너 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러시아의 경제 규모가 크다 보니 일자리를 찾아 주변국에서 몰려드는 이민자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