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근 미국 교사들의 성범죄가 줄을 잇는 가운데 미국 지방 교육 당국이 비용 절감을 위해 교사 비위 기록을 대부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LA 통합교육청은 지난 1993년에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는 대신 징계를 받지 않은 비위 기록은 4년이 지나면 개인 신상 기록에서 삭제하도록 교사 노조와 협약을 맺었다.


4년이 지나 교사 개인 신상 기록에서 삭제되는 항목은 입증되지 않은 부정행위, 경고나 질책을 받은 사실, 교장이 개인적으로 기록해놓은 잠재적 문제점이나 교사와 면담 내용 등이다. 교사 개인 신상 기록이 이렇게 부실해지면서 교육청과 학교장은 잠재적인 문제 교사를 솎아내거나 주의깊게 살펴볼 결정적인 수단을 상실했다.


최근 LA 통합교육청은 학생들에게 엽기적인 성범죄를 저질러 구속된 초등학교 교사가 이전에도 성추행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이 교사의 성추행 전력이 징계나 형사 입건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록에서 삭제됐던 것이다.


문제는 이런 교사 신상 기록 삭제가 LA 통합교육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롱비치, 프레즈노, 새크라멘토, 샌디에이고, 그리고 뉴욕시와 시카고시, 그리고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교육청 등이 교사 개인 신상 기록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삭제하고 있다.


제자들에게 정액을 먹인 교사가 재직하던 초등학교에 대해 교장부터 식당 조리사까지 전 교직원을 모두 대기발령내는 초강경 대책을 내놨던 LA 통합교육청 존 디지 교육장은 최근 신상 기록 복원을 지시했다. 관할 초, 중, 고교 교장들에게 4년이 지난 기록을 찾아보고 사소한 비위나 부정 행위도 모두 캘리포니아주 교원자격심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디지 교육장은 "과거의 행위를 살펴볼 수 있어야 교사들의 범법 행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 교원들은 불만과 함께 우려를 나타냈다. LA 교직원협회 주디스 페레스 회장은 "명확한 지침이나 절차도 없이 밀어붙이는 정책을 현장에서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교사 노조는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일부 노조 간부들은 "신상 기록을 4년이 지나면 삭제하도록 한 것은 노조 간부들이 나중에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마련한 장치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