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애틀랜타 한인사우나에서 발생한 일가족 총기살인 사건의 범인인 백정수가 6년 전에도 사건 피해자인 친누나를 폭행하고 총기로 위협을 가해 구속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정 폭력에 적극 대처해 바로잡았더라면 참사를 피할 수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백씨의 범죄 기록을 보면 그는 2006년 2월 사우나에서 누나 송모(영어명)씨와 언쟁을 벌이다 폭력을 휘둘러 두 달간 구치소 신세를 졌다. 법원은 또 누나의 요청에 따라 백씨에 6개월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송씨는 당시 접근금지 신청서에서 "남동생의 정신건강이 악화되고 있다. 총으로 자살하겠다고 우리를 협박하기도 했다"고 적었고, 실제로 백씨의 차량 안에서 산탄총 1정과 권총 1정 등 각종 무기가 발견돼 압수 조치됐다.
이런 백씨에 대해 그가 상주하다시피한 W제과점 종업원 등 일부 지인들은 "항상 온화한 미소로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해줬다", "그렇게 성품이 곱고 착한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가족들에게는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80년대 초 미국으로 이민 온 백씨는 1989년 4월 루이지애나주에서 청소업체 업주인 한인 이모씨와 그의 아들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는 일부 주장도 사실로 확인됐다.
당시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백씨는 고용주인 이씨의 집에서 사업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서류철로 위장한 권총을 꺼내 쏘면서 위협을 가했고 이씨 부자가 총을 들고 저항하자 3명을 총으로 살해했다. 애틀랜타 지역 방송인 WSB와 AP 통신에 따르면 백씨는 이씨 가족이 총을 꺼내려고 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했으며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로 풀려났다.
WSB는 백씨가 총격에 오른쪽 눈을 잃었으나 백씨의 얼굴을 맞힌 총알이 이씨 총에서 발사됐는지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며 재판 결과에 의문을 표시했다. 당시 무죄 판결에 백씨의 부인 이씨는 "꿈만 같다. 역시 미국은 정의의 나라"라고 기뻐했다고 지역 한인 일간지인 `애틀랜타중앙'이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번 사우나 총기난사를 포함, 백씨는 지난 3차례 사건에서 똑같이 45구경 권총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백씨가 폭력충동 조절장애와 함께 총기에 일종의 집착증을 갖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