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젊은 미국인 여성에게서 태어나는 아이의 절반 이상이 법적으로 아빠가 없는 상태에서 이 세상에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연구단체인 `아동 추세'(Child Trends)'가 국립보건통계센터(NCHS)의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를 인용, 2009년 현재 30세 이하 미국인 산모의 53%가 `싱글맘'이라고 보도했다. 한때 빈곤층과 소수인종에 국한됐던 싱글맘은 이제 중산층에서도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독신 상태에서 출산하는 여성의 비율은 50년간 꾸준히 늘었지만, 최근 20년간은 20대 백인 여성에게서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이들 백인 여성은 전문대 졸업장을 갖고 있는 등 비교적 학력 수준도 높은 편이다. 그동안 연령대를 떠난 미국 전체 싱글맘의 비율도 1990년대 중반의 33%에서 2009년 41%로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신생아의 3분의 2를 낳고 있는 30세 이하 여성의 가파른 증가세는 세상이 그만큼 변했고 교육이나 소득 격차와 함께 가족의 구성이나 개념도 달라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타임스는 가족 구성의 이런 변화는 새로운 계급적 분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교육 수준이나 경제적 지위가 낮은 계층에서는 결혼을 해도 생활이 달라질게 없다는 인식이 강해 결혼 자체를 꺼리고 있다. 달리 말하면 결혼으로 경제적, 사회적 형편이 개선되는 특권이, 많이 배운 고소득층의 전유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4년제 대학 이상 고학력 소유자의 대다수가 여전히 결혼 이전에 출산하지 않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싱글맘의 최종 학력을 보면 고등학교 졸업 이하가 57%, 전문대졸 이하가 38%인데 비해 대졸 이상은 8%에 불과하다. 인종별로도 흑인은 73%, 히스패닉은 53%인데 비해 백인은 29%에 그친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프랭크 퍼스타인버그 교수(사회학)는 "이제 결혼은 사치품이 됐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경향의 요인은 다양하게 지목된다. 진보진영은 빈익빈 부익부로 결혼할 형편이 되는 인구가 줄었다고, 보수 측에서는 성(性) 혁명으로 결혼 인센티브가 사라졌고 과다한 복지혜택도 이를 부추긴다고 강조한다.
타임스는 이 같은 추세의 가장 큰 희생자는 아이들이라며, 싱글맘에게서 태어나는 아이는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기 힘들고 정서나 행동에서 장애를 겪을 위험이 더높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