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모로코 출신의 한 남성이 17일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하려다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내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를 한 뒤 미리 폭발물을 넣어둔 옷을 들고 의사당으로 향하던 중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붙잡혔다.


AP통신은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 이 남성이 버지니아주(州) 알렉산드리아에 살고 있는 아민 엘 칼리피(29)라고 보도했다. FBI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남성은 작동하지 않는 총과 폭발물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인이나 의회 관계자들이 위험에 빠질 가능성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FBI는 이 남성이 테러공격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 이후부터 줄곧 추적해왔으며, 특히 FBI 비밀요원 1명이 범행을 함께 모의하는 척 하면서 가짜 폭발물을 제공하는 등 밀착감시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남성은 국제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 남성이 테러 목표물을 여러차례 바꿨으며 워싱턴DC 시내를 여러차례 둘러본 뒤 의회 의사당을 최종 타깃으로 정하고 이날 현장으로 향하던 중 노동부 청사 인근에서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폭스뉴스는 이 남성이 어떤 혐의로, 언제 기소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알 카에다를 추종하는 방글라데시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 레즈완 페르도스가 국방부 청사(펜타곤)와 의회 의사당에 대한 폭탄테러 음모를 꾸미다 붙잡히는 등 최근 수년간 수도 워싱턴DC에는 테러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