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 시카고 교육청(CPS)이 교직원들의 미사용 병가·휴가 수당 지급에 수천만달러대 예산을 써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비영리시민단체 'BGA(Better Government Association)'와의 공동 조사 내용을 토대로 "CPS가 은퇴 교직원들의 병가 및 휴가 수당 명목으로 매년 수천만달러를 지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PS 산하 교직원들은 재직할 때 사용하지 못한 병가와 휴가에 대해 퇴직시 일괄 계산해 수당으로 지급받는다.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CPS는 연간 4천400만달러 이상, 2006년부터 지난 해까지 5년간 총 2억6천500만달러를 교직원이 사용하지 않은 병가·휴가 일수에 대한 대가로 지급했다. 학교 재정 문제로 세금을 인상하고 교직원 대량 감원을 추진해온 시카고 시의 상황에 걸맞지 않는 수준이다.


CPS가 2006년부터 2011년 사이 퇴직한 교직원 1만9천명에게 지급한 병가 및 휴가 수당의 1인당 평균 액수는 약 1만4천달러 정도. 그러나 일부의 경우 그 규모가 25만달러 이상이었다.


선타임스는 "2006년 이후 퇴직한 학교장과 교육기관장 가운데 300여 명이 이 같은 명목으로 1인당 10만달러 이상을 챙겼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합류하기 위해 시카고 교육청장직에서 물러난 안 던컨 미 교육부장관은 미사용 병가·휴가 수당으로 총 5만297달러를 수령했다.


CPS는 최소 20년 이상 근무하거나 만 65세를 넘겨 퇴직하는 교직원에게 최대 325일까지 병가 및 휴가 수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왔다. 하지만 일부에서 병가 일수를 500일까지 계산받은 경우도 있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렇게 더해진 수당은 퇴직금 총액을 늘리고 이는 연금 액수 확대로 이어진다.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이에 대해 "CPS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책 적용의 일관성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CPS는 최근 비노조원에 대한 병가 수당 지급을 중단했다"며 "현재 관련 정관을 자세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