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대학과 대학원 입학에 필수적인 에세이를 작성하면서 슬쩍 다른 사람이 쓴 문장이나 표현을 도용했다가는 어김없이 들통난다. 최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경영학 석사과정(NBA) 앤더스스쿨 지원생은 2003년 비즈니스위크닷컴이라는 온라인 매체에 실렸던 글을 표절했다가 낙방했다.


미국에서는 요즘 대학 입학 지원서의 표절 여부를 족집게처럼 잡아내는 '턴잇인포어드미션'이라는 데이터베이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30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UCLA와 보스턴대학 등 100개가 넘는 대학이 주로 대학원 지원자가 낸 에세이를 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표절 여부를 가려내고 있고 스탠퍼드대학 등 일부 대학은 학부 지원자 에세이도 이곳을 통해 점검한다.


지난 학기 UCLA 앤더슨스쿨은 870명의 지원자가 낸 에세이를 '턴잇인포어드미션'에 돌려본 결과 12명이 표절한 사실을 밝혀내 탈락시켰다. 명문 대학 법과대학원이나 경영대학원에는 미국 내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수많은 원서가 접수되지만 표절 여부는 대부분 걸러낼 수 있다.


'턴잇인포어드미션'의 모태는 1990년대 미국 고교와 대학에서 학생들의 작문을 대상으로 표절 여부를 가려내는데 쓰이던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2년 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본격적인 입학 지원 에세이 전문 데이터베이스로 탄생했다. '턴잇인포어드미션'은 대학 지원자가 제출한 에세이 가운데 3∼20% 가량 표절이 드러난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용이 비싸게 먹히기 때문에 대학은 모든 지원자의 에세이를 모조리 점검하지는 못한다. 연회비는 1천500달러지만 조사 대상 에세이에 따라 가격이 점점 비싸진다.


스탠퍼드대학은 연간 3만6천명에 이르는 학부 지원자 가운데 7% 가량을 '턴잇인포어드미션'을 통해 검사한다. '턴잇인포어드미션'은 더 많은 대학이 가입해 데이터베이스가 더 충실해지면 표절을 적발해내는 능력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 능력을 중요한 척도로 여기는 미국 대학과 대학원은 표절이라는 '공공의 적'을 척결하기 위해서 '턴잇인포어드미션'에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