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의 한 명문 사립대학교가 높은 학교 평가 등급을 받기 위해 입학생의 대학입학자격 시험인 SAT 성적을 조작했다고 자인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클레몽 맥키나대(大)의 파멜라 간 총장은 30일 교직원과 재학생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입학생) 평균 점수가 10∼20점씩 부풀려졌다. 조작을 한 고위 직원이 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학 관계자들은 '문제의 고위 관료가 리처드 보스 부총장 겸 입학처장'이라면서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서 그 이름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보스 부총장은 "말할 게 없으며 이는 (대학) 내부 문제이자 개인적 문제"라고 답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성적 조작은 입학생 전체 평균점수를 1천400점에서 1천410점으로 높이거나 상위 75%의 평균점수를 1천480점에서 1천510점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간 총장은 설명했다. 조작한 점수 차이가 비록 작지만, 그 덕분에 동급 대학 간 치열한 경쟁에서 한 두 등급 앞설 수 있다.


대학 등급을 매기는 출판사인 '프린스턴 리뷰'의 로버트 프라넥 부총장은 "많은 학교가 정보를 명확히 알릴 의무가 있다"며 "(학교 입장에서) 10점이나 30점의 점수 차는 사소할 수 있으나 학생에게는 큰 차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린스턴 리뷰는 아울러 입학 성적보다 재학생들의 견해에 바탕을 둔 평가 기준으로 등급을 매겼기 때문에 이번 조작이 대학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프라넥 부총장은 덧붙였다.


클레몽 멕키나대는 정치학과 경제학이 강한 인문대학으로 재학생이 약 1천200명에 이르며 미국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가 발표한 대학 순위에서 인문대학 중 9위에 올랐다. 프린스턴 리뷰는 이 대학의 학문 영역 등급으로 99점 중 97점을, 선택성 등급으로 99점 중 96점을 부여하는 등 동부 아이비리그 명문 대학들과 상응하게 평가했다.


간 총장은 "현재 다른 이들이 연루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고등교육기관으로서, 학문 활동에 깊이 헌신하고 전념해야 할 기관으로서,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간 총장은 다른 여러 대학평가기관에 이 사건을 급히 보고했으며 법률회사를 고용해 더 철저히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