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측에서 투표를 통해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공천받은 홍재철 목사.
한기총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여 5개 교단에 대한 행정보류를 해제하고 ‘제18대 대표회장 선거’ 후보 접수를 다시 받았으나 추가 입후보자는 없었다.

한기총은 지난 1월 19일 개최한 정기총회 직전 내려진 법원의 가처분 일부 인용으로 인해 정관 개정과 대표회장 선거를 시행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예장 통합과 대신 등 5개 교단이 한기총 임원회에서 행정보류돼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한됐으므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고 판단했었다. 특히 대표회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 중 대신측 김요셉 목사가 소속 교단의 행정보류로 출마하지 못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등록 마감인 30일 오후 5시까지도 김요셉 목사를 포함해 아무도 추가 등록하지 않았다. 김요셉 목사는 마감시간 직전 한기총에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등록은 하지 않았다. 그는 “행정보류가 해제됐는데도 왜 출마하지 않았느냐”, “향후 정기총회 속회 결과에 승복할 생각인가” 등의 질문에 모두 대답하지 않았고, 이날 한기총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근처에 약속이 있어 왔다가 잠시 들른 것”이라고만 했다.


이에 따라 선관위측은 홍재철 목사의 단독 입후보 사실을 알리고, 향후 선거 및 총회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임을 밝혔다. 선관위는 31일 오전 홍 목사에 대한 후보자격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문제가 없을 경우 당일 오후 2시 한기총에서 공청회를 겸한 기자회견을 열고, 2월 14일 왕성교회에서의 정기총회에서 선거를 실시할 계획이다.


홍재철 목사는 “정정당당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싶었는데 아쉽다”면서 “한기총이 이제는 더 이상 혼란을 겪지 않도록 정기총회에 모든 총대들이 참석해 의사를 표현하고, 그 결과에 승복해 화합을 이루자”고 밝혔다. 홍 목사는 또 “당선된다면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한국교회를 섬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화위측에서는 현 대표회장과 임원 등의 임기가 1월 말 종료되기에 2월 14일 진행될 정기총회 속회 및 대표회장 선거가 모두 법적 하자가 있는 데다가, 현재 단독 후보인 홍재철 목사에게 후보 자격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들은 법원에 길자연 대표회장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을 신청하여 직무대행 체제하에서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기총측은 최고의결기구인 정기총회에서 회기와 회무를 만장일치 결의로써 연장했기에 임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홍재철 목사 후보 자격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홍 목사는 합동측에서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공식 후보로 추천됐을 뿐 아니라, 지난 10월 28일 실행위원회에서 피선거권 제한을 철폐한 결의도 법원이 사실상 인정했기 때문이다.


한편 선관위원장 이광선 목사는 이날 한기총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연락도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목사는 얼마 전 성명을 내고 자신이 동의하지 않은 현 선거 일정은 무효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선관위원들은 얼마 전 이광선 목사도 동의한 가운데 “위원장 불참시 부위원장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결의했었고, 이번에 이 목사의 행방불명과 연락두절로 인해 불가피하게 부위원장 이승렬 목사의 주재로 회의를 진행하고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자연 대표회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기총 지도부의 이번 속회 결정은 법조인 10여명의 자문을 거쳤으며 모두 적법한 것”이라며 “대의원들은 새 대표회장 선거 절차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도와 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