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2일 애플의 아이폰이 미국에서 만들어질 수 없는 이유를 실제 사례를 이용해 분석한 장문의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실리콘 밸리의 주요인사들과 저녁식사를 할 때 주요 인사들이 돌아가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질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애플의 창업주 고(故) 스티브 잡스가 발언할 차례가 됐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잡스의 말을 끊은 뒤 아이폰이 미국에서 만들어질 수는 없는지를 물었다.
잡스는 주저하지 않고 "그같은 일자리는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애플은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자사 제품이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자랑했으나 지난해 만들어진 아이폰 7천만대, 아이패드 3천만대와 다른 제품 5천900만대는 모두 해외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애플이 해외에서 이들 제품을 제조하는 것은 단순히 임금이 저렴하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애플 경영진의 지적이다.
애플의 경영진은 해외 근로자들의 유연성과 근면성, 숙련도 등이 미국의 근로자들보다 훨씬 앞서있기 때문에 '메이드 인 미국 (Made in USA)'이 더 이상 실행 가능한 선택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글로벌 경영을 잘 활용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모방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난해 근로자 당 이익이 무려 40만달러나 돼 골드만삭스나 엑손모빌, 구글 등을 제쳤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뿐아니라 경제학자와 정책입안자들은 애플이 미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미국내 직원 4만3천명을 고용하고 있고 해외에 2만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제네럴 모터스(GM)는 1950년대 미국 고용근로자가 40만명이 넘었고 제네럴일렉트릭(GE)도 80년대 미국내 종업원 수가 수십만명이나 됐다.
애플의 경우는 협력사에 70만명이 일을 하고 있으나 이들 대부분은 미국이 아닌 아시아나 유럽 등지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애플의 전직 한 임원은 미국이 아닌 중국공장에서 아이폰을 제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관련해 단적인 한 예를 들었다.
애플이 아이폰 출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스크린에 대한 디자인을 바꾸고 이를 자정께 보내주자 공장 측은 곧바로 사내 기숙사에 있는 직원 8천명을 깨워 간식만을 먹인 뒤 30분 만에 일을 시작해 96시간내 하루 1만대의 아이폰을 생산해 냈다는 것이다.
이 전직 임원은 "이 공장의 신속성과 유연성은 놀라운 것"이라며 "미국의 공장들은 필적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까지 미 노동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던 벳시 스티븐슨은 "(미국) 기업들 사이에는 미국 근로자들이 최고의 선택이 아니더라도 그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으나 최근들어 이익과 효율을 중요시하면서 이런 것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