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인들이 집을 고치고 개선하는데 다시 돈을 쓰기 시작했다. 주택시장이 오랫동안 침체를 겪으면서 내 집에 대한 애착과 열의가 많이 떨어졌지만 이제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는데다 망가져 가는 집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게 되자 돈을 들여 고치기로 한 것이다.


세계 최대 경제전망 전문기관인 IHS 글로벌 인사이트는 지난해 미국의 크고 작은 집수리 비용이 전년대비 3.3% 증가, 1천524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는 이보다 5.7%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글로벌 인사이트는 전망했다. 집수리 비용이 증가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이런 지표는 이번주 발표된 1월 미국 주택시장지수가 4년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과 맞물려 미국 주택 경기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불러오고 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는 지난 18일 1월 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가 25를 기록, 2007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작년 12월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도 전월대비 5.0%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빌드팩스가 집계하는 리모델링 활동지수도 가장 최근치인 작년 11월에 137.9를 기록해 1년 전의 103.3에 비해 껑충 뛰었다. 데이비드 크로웨 NAH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이사를 하는 대신 기존 집을 고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집수리는 대폭으로 하는 편은 아니다. 욕실을 새로 만드는 등의 대대적인 공사보다는 조명을 갈거나 싱크대 일부를 개조하는 등의 수리가 많다. 집값이 많이 하락해 집주인들이 집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추가로 받기가 어려워진 탓도 있다. 집수리비 지출이 늘자 건설업계 매출비중이 역전되기도 했다.


평상시에는 신규 주택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건설업 매출의 절반을 넘지만 2006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를 보여 2009년부터는 30%대에 머물고 있으며 반대로 집수리 매출은 2009년부터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집을 샀다가 이후 집 값이 떨어지는 바람에 상심해 수년간 정원가꾸기도 포기했던 리치 피터러씨는 최근 다시 마당에 새 나무들을 심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산 집에서 즐겁게 살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래서 좋게 꾸미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