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뉴욕시에 있는 명문대학교 음악 전공인 크리스틴 모리(24). 학기당 1만 달러 이상인 학비를 더 이상 마련하지 못해 한 학기를 남기고 휴학했다. 복학하려고 한꺼번에 몇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이제 돈 많은 중년 남성을 뜻하는 '슈가 대디' 전용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해 그들과 데이트하면서 대가로 돈을 받고 있다.
16일 미국 ABC 방송 인터넷 사이트는 '슈가 대디'로부터 데이트 대가로 돈을 받는 '슈가 베이비'가 여자 대학생들 사이에 크게 늘었다며, 이는 치솟는 대학 학비 때문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BC방송은 모리의 체험담을 토대로 학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슈가 베이비를 자처하는 여자 대학생들의 실태를 조명했다.
슈가 대디 전용 온라인사이트는 돈을 주고 젊은 여성과 데이트하려는 남성과 이에 응하려는 젊은 여성들을 맺어주는 사이트다. 모리가 가입한 '식킹어랜지먼트닷컴(SeekingArrangement.com)' 사이트의 경우 젊은 여성에게는 무료로 회원 가입을 하게 하고 남성에는 2천500달러의 가입비를 받는다. 남성들의 직업은 월스트리트 금융전문가, 변호사, 기업가 등이고, 나이는 보통 40대다.
미국 유명잡지 '배니티 패어'에 식킹어랜지먼트닷컴의 운영 실태를 보도하기 위해 슈가 베이비로 위장했던 프리랜서 멜라니 버리엇은 "이런 만남은 대개 데이트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만남의 금전적 요소에 대해 터놓고 얘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리엇이 만났던 한 남성은 통상 2만5천 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여자 대학생들을 위해 한 달에 1만∼2만 달러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식킹어랜지먼트닷컴은 슈가 베이비로 가입한 회원들의 출신 대학 중 1위가 뉴욕대학교, 10위가 하버드 대학이라고 밝혔다.
때로 슈가 대디들은 데이트하지 않고 단순히 공식 행사에 동반할 미모의 여성들을 찾기도 한다. 슈가 대디와 슈가 베이비의 만남이 꼭 성관계나 성매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버리엇은 그러나 자신이 만난 대부분의 슈가 대디들이 '어떤 성관계'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뉴욕시 출신의 슈가 베이비 픽시(23)는 성관계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돈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픽시는 월 8천∼9천 달러면 자신이 로스쿨에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어떤 남성들에게는 이것이 그리 큰돈은 아니다"고 말했다.
모리는 자신이 만났던 남성 중 일부는 성관계를 기대하기도 했다며 자신은 이를 거절했지만, 성관계가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모리는 자신의 경우 데이트 한 번 할 때 받았던 돈이 100∼500 달러였다고 밝혔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며 체험을 바탕으로 '슈가 대디 일기'를 펴냈던 데이비드 몬트로스(44)는 "슈가 베이비들과 돈 문제를 얘기할 때는 정직하고 분명해야 한다"며 "나는 과연 이를 감당할 수 있는가"라고 자문하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몬트로스는 또 슈가 대디와 슈가 베이비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 중 하나가 어느 한 쪽이 상대방을 사랑하게 되는 경우라며 "둘 관계에 아무 의무가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몬트로스는 자신의 경험상 대개 슈가 베이비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젊은 여성"이라며 "단지 금전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기에 봉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