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ㆍ두바이=연합뉴스) 이란 법원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스파이 혐의로 기소된 이란계 미국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이란의 주장은 허구이며,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 비난한다"고 반발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파르스는 아무런 출처 없이 "아미르 미르자이 헤크마티(28)가 적대국(미국)과 협조해 CIA의 스파이로 활동하면서 테러를 모의한 죄가 인정돼 사형을 선고 받았다"고 전했다. 법원의 선고 날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란법에 따르면 헤크마티는 선고받은 날로부터 20일 안에 항소할 수 있다.
미국의 이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전직 해병대원으로 지난달 중순 이란 당국에 체포된 헤크마티는 이란 국영 TV를 통해 자신이 이란 정보부에 잠입하기 위해 보내진 CIA 정보원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공개됐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헤크마티가 해병대에서 아랍어 통역자로 일했으며 CIA 스파이가 아니라면서 할머니를 만나러 이란에 갔다가 체포된 것이라고 말했다. 헤크마티의 변호인도 지난달 27일 공판에서 헤크마티가 CIA에 속은 것이라며 스파이 혐의를 부인했었다.
미국 국무부는 이란이 정치적 이유로 아무 죄가 없는 헤크마티를 기소한 것이라면서 그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해 왔다.
이날 선고로 핵무기 개발 의혹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조성된 이란과 미국의 갈등은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국영 TV를 통해 방영된 연설에서 "적들의 제재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서방의 제재 압력에 이란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토미 비에터 대변인은 "헤크마티에 대한 사형 선고가 사실이라면 미국은 이를 강력히 비난한다"며 이란의 주장은 "허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