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공화당내 기독교 복음주의 신자들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보수주의' 세력들이 후보 단일화 논의에 본격 착수하기로 해 추이가 주목된다.
이들이 '단일후보'로 상정하고 있는 인물로는 그동안 동성애자 결혼과 낙태 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서 강한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고 가족의 가치를 주창해온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으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자신들이 반대하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1위를 차지한 이후 보수세력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보수주의 단체인 '미국의 가치'(American Value)의 총재인 게리 바우어는 오는 13∼14일 텍사스에서 공화당내 보수파 지도자들이 모여 후보 단일화 문제를 포함해 공화당 후보경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이 8일 전했다.
이미 샌토럼 전 의원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바우어는 "동료들에게 샌토럼 의원이 올바른 사람이라는 것을 설득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샌토럼 전 의원이 1위를 차지한 롬니 전 주지사에게 불과 8표 차이의 2위를 차지하는 내공을 과시한 이후 당내 보수세력은 그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경선 당시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마이크 허커비 전(前) 아칸소 주지사가 롬니를 물리치고 1위를 차지하자 그를 '단일후보'로 지지하려다 단결된 힘을 모으지 못해 결국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대통령 후보자리를 넘겨준 경험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들은 고비를 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6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거둔 미셸 바크먼이 선거 캠페인을 중단했지만 지지후보를 천명하지 않은데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5위로 밀렸지만 여전히 선거유세를 계속하고 있다.
공화당내 보수세력은 여전히 샌토럼 지지파와 페리 지지파가 양분돼있다. 샌토럼이 현재는 강세이긴 하지만 경륜이 부족하고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다는 점에서 행정경험이 풍부한 페리 주지사의 재도약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자칫 10일 뉴 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이어 21일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까지 이어지는 초반 경선 국면에서 롬니가 대세를 장악할 경우 후보단일화 논의는 흐지부지될 수 있는 상황이다.
바우어는 텍사스 모임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막아야 한다"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샌토럼으로의 후보단일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려 하고 있으나 다름 참석자들은 여전히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더 힐'은 전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때마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보수 기독교 세력의 움직임이 당분간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