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에서 집단괴롭힘을 당하던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정당방위 판결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미 플로리다주 칼리어카운티 법원은 조지 서베이드라(15)군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딜런 누노(16)군을 버스 정류장에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 서베이드러가 정당방위를 했다고 지난 4일 판결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로런 브로디 판사는 "서베이드라군은 자신이 죽을 수 있거나 커다란 육체적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판결했다. 서베이드라는 1년 전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딜런과 싸우다가 딜런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법원은 숨진 누노군이 당시 싸움을 먼저 시작했고, 1년 이상 서베이드라를 괴롭혔다는 여러 증언을 청취했다.


서베이드라의 변호사는 "서베이드라를 반복해서 괴롭히는 일단의 소년들이 있었다는 증언이 일치한다"면서 "한 명의 소년이 아니라 여러명이 육체적 폭력을 위협해 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베이드라는 사건 당일에도 자신은 싸우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숨진 누노군이 먼저 머리 뒤에서 자신을 가격한 뒤 계속 때렸다고 진술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 판결이 플로리다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라는 법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 법은 자신이 위협을 느꼈다고 판단할 경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규정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서베이드라의 가족은 판결 뒤 "승자는 없다"면서 "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교에서의) 괴롭힘' 증가를 막는데 학교가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는 것이 우리 가족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 이후 학교 폭력에 대해 또다른 폭력을 용인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미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