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연말은 연쇄 방화의 공포로 휩싸였다.


29일 밤부터 31일 새벽까지 사흘 동안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지역을 중심으로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는 주택가에는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무려 39건이나 발생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992년 흑인 폭동 이후 최악의 사태라고 표현할 정도로 혼란과 공포가 이 지역을 뒤덮었다. 밤마다 소방차와 경찰차가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질주하는 소리에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 밤을 새웠다.


화재는 대부분 주택가에 주차한 자동차에서 일어났지만 주택으로 옮겨 붙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소방차가 신속하게 출동해 진화에 나선 덕에 심각한 피해는 많지 않았다.


경찰은 차량 17대가 타는 등 재산 피해가 약 35만 달러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전설적인 팝 그룹 '도어즈'의 멤버였던 짐 모리슨이 살던 집이 일부 타는 안타까운 피해도 있었다. 모리슨은 1960년대에 여자친구와 함께 이 집에 살았고 그가 만들어 노래한 명곡 '러브 스트리트'의 배경이 된 유명한 저택이다.


소방관과 경찰관들은 연쇄 방화 탓에 새해 첫날인 1일까지 비상 근무를 계속했다. 소방서에는 새벽마다 화재 신고 전화가 빗발쳤고 소방차가 모자라 인근 지역에서 지원받기도 했다.


범인 색출에 나선 경찰은 적어도 2명 이상의 용의자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처음 방화가 일어난 할리우드 지역에서는 한명의 범인이 단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나머지 방화는 모방 범죄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방화범 검거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보하는 시민에게 최고 6만 달러의 현상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