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의 최대 이동통신 업체인 버라이즌이 가입자들에게 새로운 수수료를 부과하려다 네티즌들의 항의에 하루만에 무릎을 꿇는 수모를 당했다.


버라이즌은 지난 29일 새해부터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 요금을 결제하는 가입자들에게 매달 2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동결제나 수표발송을 통해 요금을 결제하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안내를 했으나 소비자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연방통신위원회(FCC)까지 조사에 나서겠다고 하자 하루만에 계획을 철회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그러나 버라이즌의 항복을 이끌어낸 것은 소비자단체나 정부당국이 아니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된 네티즌들의 힘이었다고 31일 보도했다.


실제로 버라이즌의 수수료 부과 계획이 발표된 직후 각종 SNS를 통해 소식이 빠른 속도로 전파됐고, 온라인 청원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는 30여명이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온라인 서명운동을 통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직불카드 수수료 5달러 부과 계획을 몇주만에 철회토록 만든 20대 여성이 이번에도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워싱턴DC에 살고 있는 몰리 캐치폴(22)은 버라이즌의 계획을 듣고 `BoA 사태' 당시 자신을 지지했던 네티즌들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몇시간만에 10만명에 가까운 지지자들이 서명에 동참했다고 WP는 전했다.


`체인지.org'의 설립자인 벤 래트레이는 "유권자들이 정치인에게 미치는 영향력보다 소비자들이 기업에 미치는 힘이 더 강하다"면서 "비난에 익숙한 정치인들과는 달리 기업들은 사회적으로 버림받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