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한국계 박관현(18) 군은 베벌리힐스 고등학교에서 내내 A 학점만을 받았지만 캘리포니아주립대(UC) 입학에 실패했다.


입학생 평균보다 높은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점수를 획득했지만 UC 샌디에이고에 불합격했을 뿐 아니라 LA, 버클리 등 지원서를 낸 5개 UC계 대학에서 모조리 입학을 거절당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9일 재정난에 시달리는 UC가 등록금을 2배 가까이 더 내는 유학생과 타주(州) 출신 학생을 대거 입학시키면서 박군과 같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UC계 대학들이 아시아계 미국인 대신 중국인 유학생을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실제로 UC 샌디에이고는 올해 중국인 유학생 200명의 입학을 허가했으며 이는 2009년 입학생인 16명보다 12배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미국인 입학생은 1천723명에서 1천230명으로 29% 줄었다.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 고등학교 3학년인 중국계 케이시 장 군은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은 그간 대학 입학 당국의 눈에 들고자 분투해왔다"며 "이제는 같은 아시아 출신 유학생과 겨뤄야 한다"고 말했다.


UC 샌디에이고의 매 브라운 입학처장은 지난 2009년 UC 행정부가 캘리포니아주 출신 학생을 500명 줄이고 이 자리를 타주 학생과 유학생으로 채우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UC 샌디에이고가 캘리포니아주에서 받는 정부 지원금이 2007~08학년도의 3억100만달러에서 2010~11학년도 2억270만달러로 삭감된 상황이었다.


이와 함께 미국 대학에서 중국인 유학생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미국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미국 대학에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학부 유학생 5명 중 1명이 중국인이다.


UC계 대학들은 중국인 유학생 유치 외에도 중국 본토에 진출해 현지 학생을 끌어들이는 데도 열을 올린다. 최근 UC 버클리는 중국 상하이에 2012년 7월 공학 연구 및 교육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몇십 년 동안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자녀에게 수준 높은 대학 교육을 받게 해 경제·사회적 지위를 높이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미국으로 왔지만 이들의 자녀가 UC계 대학 재정난의 직격탄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