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용소의 실상을 설명하는 로버트 박 선교사

로버트 박 선교사가 김정일의 사망이 국제사회로 하여금 현지 주민들에 대한 인권 탄압을 막고자 나설 수 있는 창이 열렸으며, 이 기회를 주민들을 돕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선교사는 2009년 12월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 관심 촉구를 위해 자진입북했다 억류돼 심한 고문을 당하고 43일 만에 풀려난 바 있다.


최근 미국의 크리스천포스트(CP)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박 선교사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인 북한에서 학살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조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 선교사는 북한의 상황을 “르완다나 다르푸르에서 벌어지는 학살과도 같고 오히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칼을 든 것이 아니라 핵무기를 들고 있다. 전 세계에서 군의 규모가 네번째로 큰 나라고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유엔이 1948년 제정한 ‘대량학살 범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에 따르면 대량학살은 ‘한 국가와 민족, 종족 또는 종교 집단을 고의를 갖고 전체 또는 일부 파괴하는 행위’로 정의된다. “이는 바로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박 선교사는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의 노동수용소에는 25만여 명이 감금돼 있다. 이들 중 3분의 1은 어린이들이다. 그리고 수감자 중 많은 이들이 기독교인으로 그들은 신앙 때문에 수용소에 보내졌으며 고문과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배고픔을 겪고 있다.


지난 10년간 오픈도어즈 USA는 북한을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기독교 박해 국가로 지목해 왔다. 이 단체에 따르면 북한에는 40만여 명의 기독교인들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북한에서는 1995년부터 199년까지 대기근이 일어났고 수백만명이 이로 인해 죽었지만, 북한 정권은 주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핵무기 생산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해서 비축된 자원을 사용했다고 그는 밝혔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학살에 있어서뿐 아니라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외부 세계를 속이는 데 있어서 “뛰어나다”고 그는 표현했다.


“북한 바꾸기 위한 기회의 창이 열렸다”


북한 정권의 주민 학대를 멈추기 위한 과정은 이미 10년 전에는 이뤄졌어야 했다고 박 선교사는 말했다.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고 그는 말했다.


김정일의 사망으로 세계의 눈은 그 후계자인 김정은에게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박 선교사는 김정은의 권력이 아직 공고하지 못하며, 스스로 지도자로서 온전히 준비돼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정치 지도자가 신과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 즉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위대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고 그 누구에 의해서도 도전받거나 위협받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며 김정은이 아직까지 확고한 권력을 잡지 못한 현재가 매우 불안한 상황이며 이같은 시기가 북한 인권을 위해 개입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감상적인 접근 말고 실제적 행동에 나서야”


한편, 박 선교사는 북한 인권에 대한 감상적인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북한에서 일어나는 순교를 두고 기독교인들이 따라야 할 용기의 본보기라며 낭만적으로 접근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여기에는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는 더 큰 영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선교사는 “기독교인들의 박해에 대해서 깨달아야 할 것은 그들만이 박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가족 전체, 삼대가 박해를 당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도 못한 채 박해로 죽는다. 이것도 하나님의 높으신 뜻인가?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변화가 “갑자기 어느 기회에 북한 지도자들이 마음을 바꾸거나 또는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주민들의 해방이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을 그만 두어야 한다”며 “행동 없이 말만 하는 것은 부족하다. 이 사람들을 우리가 사랑하는가? 아니면 그들은 단지 우리에게 꿈 같은 존재인가? 그들은 우리에게 현실이 돼야 하고 그들의 고통을 우리는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북한의 변화를 위한 ‘행동’으로 가장 좋은 것은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탈북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그는 “탈북자들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 지인들과 비밀스럽게 소통하고 있으며 물자를 보내고 있다. 그러므로 탈북자들을 돕는 것은 곧 북한의 주민을 돕는 일이 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에는 현재 약 2만명의 탈북자들이 있으며 그들 중 1만명 가량은 비밀 경로로 북한에 있는 이들에게 물자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박 선교사는 “북한에 아직 살아있는 이들에게 더 큰 영향을 주기 위한 재정이 부족하다”며 더 많은 이들이 북한의 변화를 위한 행동에 지금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1천 달러는 북한에 있는 100명의 한 달 생활비가 되며, 또한 충분한 돈이 있으면 그들이 국경을 넘을 때 감시대에 뇌물로도 제공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들의 탈북을 도울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