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미국에서 직장 여성들에게 '유리 천장'이 존재하고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대나무 천장'이 존재한다면 라틴계는 '블루 칼라 천장(blue-collar ceiling)' 아래 갇혀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시카고 소재 드폴대학은 최근 '라틴계 어린이에 관한 뉴 저널리즘' 프로젝트와 '라틴계 정책 포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라틴계 인구는 늘고 있지만 이들 인력이 육체노동에 편중되어 있는 경향은 10년 전과 다르지 않다"며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드폴대 연구팀은 "미 인구센서스국이 확인한 480개 직종을 분석한 결과 라틴계 이민자들과 미국에서 태어난 라틴계 모두 저숙련·저임금 제조업, 최저임금 식품서비스, 건설산업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고 밝혔다.


센서스 조사 결과, 지난 2000년 11%였던 시카고 라틴계 인구는 2010년 22%로 2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이 육체 노동에 종사하는 비율은 10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없다.


시카고 라틴계 인구의 80%는 멕시코 출신. 미국에서 출생한 멕시코계 미국인의 최소 40%가 저숙련·저임금 산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는 멕시코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 1세대와 마찬가지 수준이다.


보고서는 "시카고지역 소수계 가운데 멕시코 출신 라틴계가 '세대간 지위 이동(intergenerational mobility)'이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존 코벌 수석연구원은 "지난 10년 사이 시카고 노동시장에 공급된 인력 5명 당 3명이 라틴계였다"면서 "그러나 이들의 교육 기회나 임금 수준은 최하위 계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실용적 목적으로 라틴계를 절실히 필요로 하면서도 이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라틴계 밀집지역 학교 환경을 개선하고 커뮤니티 문화를 바꾸려는 노력만이 라틴계 차세대는 물론 미국의 미래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