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10년동안 복음을 전파하고 필리핀, 태국, 인도 등 아시아의 한센병자들을 위해 남은 생을 바치고 있는 김명환 선교사가 애틀랜타를 방문, 14일 저녁 제일장로교회(담임 서삼정 목사)에서 간증집회를 가졌다.
총신대학원을 졸업한 김 선교사는 육군 군목으로 14년간 복무하던 중 소록도 한센병자촌 담임목사로 청빙을 받았다. 한센병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심방을 다니면 온몸에 피고름이 묻고 성경이 질퍽해졌다. 힘을 다해 사역을 했지만 한센병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사랑의 마음을 품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필리핀에서 한센병자들을 돌보고 있는 김명환 선교사
소록도에 온지 6년째 되던 어느 날 새벽 기도회 시간, 김 선교사에게선 "하나님! 저를 육지로 보내시던지, 저도 한센병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라는 기도가 터져 나왔다. 한없는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해가 중천에 뜰 때 쯤 기도를 마친 김 목사를 본 소록도 성도들은 "목사님도 이제 우리와 한 식구가 되었다"며 덩실덩실 춤을 추며 쓰다듬어 주었다. 김 선교사는 그 후 한센병자들과 식구처럼 지내게 되었고 세상이 알지 못하는 행복을 누리게 되었다.
김 선교사는 소록도에서 있으며 한센병자들의 피고름을 빨아주며 그들의 애환과 고통을 같이 나눴다. 썩어가는 그들의 몸을 끌어안고 기도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마음껏 전했다. 600여명의 환자들의 장례예배를 집례하며 천국으로 인도하기도 했다.
김 선교사는 또 아시아 곳곳을 다니며 개척교회를 짓고 한센병자 부부에게 사랑의 집을 지어 주는 등 선교에도 힘을 쏟았다. 소록도 주민들은 자신이 죽으면 관을 사려던 돈을 모아 동참했다. 소록도 주민들과 함께 선교지를 갈 때면 한센병자를 비행기에 태웠다고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지만 한센병자들을 향한 사랑으로 이겨냈다.
그렇게 10년이 흘러가자 소록도 주민은 5백명도 남지 않게 되었다. 주민들은 한센병자가 더 많은 곳으로가 사랑을 전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 김 선교사는 그렇게 해서 필리핀으로 오게 됐고 지금까지 수많은 기적의 사건들을 체험했다.
어느 날은 14세 소녀가 임신 7개월에 1kg의 여자 아이를 낳았는데 도저히 살 수 없는 상태였다. 여기 저기 병원을 수소문해 봤지만 모두가 받아줄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병원에서 아이를 입원시킬 수 있었고 아이는 4달 만에 4.2kg의 건강한 아이로 회복됐다. 아무도 이 아이가 진짜로 살아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 이 아이를 데리고 한센병자촌에 도착하자 마을에서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현재 이 아이에게 김 선교사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이다.
아내는 칼, 남편은 권총을 쓰던 강도가 있었다. 돈을 빼앗기면서도 이들을 위해 기도했던 김 목사는 12년 만에 그 결실을 맞게 됐다. 얼마 전 이 부부와 딸이 세례를 받게 된 것. 이중 아내는 교회에서 여전도회 회장을 맡게 됐고 이내 놀라운 전도의 역사를 경험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간증을 풀어낸 김 선교사는 “예수님께서는 우리 주위의 불우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것이 곧 내게 하는 것이라 말하셨다. 내게는 예수님이 한센병자의 모습으로 오셨다. 오늘 함께한 여러분에게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지금 이들은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이들을 위해 기도와 물질로 사랑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