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에서 결혼보다 동거를 택하는 커플의 숫자가 늘면서 결혼한 성인의 비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퓨 리서치 센터가 미국 인구 센서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 인구의 51%가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 보도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청년층 인구가 다수 유입된 워싱턴DC에서는 성인 25%만이 결혼한 상태였다. 지난 1960년 결혼한 미국 성인 비율은 72%, 2000년에는 57%였는데 이 수치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것이다.


미국 젊은이들이 결혼을 미루고 동거를 택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동거 커플은 750만명을 기록, 전년도보다 13% 증가했다. 동거 커플 중 많은 수가 실직했거나 각자 집세를 부담할 여유가 없는 상태였다.


이와 함께 평균 초혼 연령(여자 26세, 남자 29세)도 역대 최고로 높아졌다. 인구조사국의 드베라 코언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늘었다며 "결혼하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과거보다 훨씬 더 적은 수가 이 바람을 실행에 옮긴다"고 말했다.


대졸자 3명 중 2명이 결혼했지만, 고졸자의 결혼 비율은 50% 미만으로 조사되는 등 학력에 따른 차이 또한 나타났다. 버지니아대 '국가결혼프로젝트'의 브래드포드 윌콕스 회장은 교육 수준이 낮은 인구의 결혼 비율이 가장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윌콕스 회장은 "아이를 낳은 고졸 여성 절반이 미혼 상태"라며 대졸자는 경제 위기를 잘 헤쳐나가고 있지만 고졸자 대다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의 결혼관 변화도 결혼 비율을 낮추는 데 한몫을 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분석했다.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30세 이하 성인 40%가 결혼제도를 '구식'이라고 여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