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미국의 한 공원에 수십년 간 성탄절마다 전시됐던 예수 탄생 관련 전시물들이 무신론을 주장하는 푯말에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의 예수 탄생 기념물 위원회는 14일 올해 이 지역 해안공원에서 전시 장소가 대폭 줄어든 데 항의했다.


산타모니카의 13개 교회로 구성된 이 단체는 지난 60여년 간 매년 성탄절 때 공원 전시 공간의 절반가량을 이용해 예수 탄생 장면을 실물 크기로 재현하는 전시물을 세워왔으나 올해 시 당국이 전시공간 사용권을 무작위 추첨제로 바꾸면서 총 21구역 중 2구역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나머지 18개 구역은 무신론자들에게, 1개 구역은 유대교에 배정됐다.


지역 교회 연합은 "공간 사용을 신청한 이들이 전시보다는 종교 장식을 몰아내는데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무신론자들은 허가받은 구역 중 3곳에만 그들의 주장을 내세우는 푯말을 세웠다.


무신론자들의 이번 '공원 점령'을 이끈 데몬 빅스는 "60년간 도시 전체에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장식이 없는 곳이 없었다"며 "세속주의자들은 좀 더 목소리를 내고 그들의 시민권을 주장할 필요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빅스는 산타모니카시 주민이 아니나 시 검찰은 미국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그의 활동이 합법이라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