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14일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1.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로비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 김재홍(72) KT&G복지재단 이사장을 구속 수감했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 친인척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것은 국회의원 공천 대가로 3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김 여사 사촌언니 김옥희(75)씨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김씨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벌인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김씨는 평소 친분과 금전거래 관계가 있던 유 회장으로부터 '제일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2009년부터 2~3년간 4억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일부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청탁의 대가는 아니었다"며 대가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날 오후 10시45분께 영장이 집행돼 서울구치소로 향하기 전 `금품수수 사실을 모두 인정하는가', `관계기관에 로비를 한 사실은 있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합수단은 김씨에게 일부 경제부처 국장급 관료와 금융감독원 간부에 대한 인사 청탁을 했다는 유 회장의 진술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합수단은 구속된 김씨를 상대로 실제로 제일저축은행 영업정지나 검사 완화와 관련해 정관계나 금융당국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금융당국 관계자와 접촉했는지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유 회장은 고객 1만여명의 명의를 도용해 1천억원대 불법대출을 저지르고 은행 자금 1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및 횡령)로 지난 10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유 회장이 김 이사장 외에 또 다른 인사를 통해 금융감독기관 등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시도한 정황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