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에서 70세 가까운 노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권총을 들고 은행 16군데를 털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언론은 5일 이른바 '영감님 강도(Geezer Bandit)' 사건이 또 발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2일 샌타바버라 인근 샌 루이스 오비스포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점포에 '영감님 강도'가 들어 현금을 빼앗아 갔으며 16번째 범행이라고 밝혔다.


'영감님 강도'는 2009년 8월 샌디에이고 인근 샌티에서 처음 일어났다.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으로 보이는 노인이 주로 한산한 시골 은행 점포에 들어와 권총으로 창구 직원을 위협해 돈을 털어갔다.


'영감님 강도'는 주로 샌디에이고 주변 지역에서 출현했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동남쪽 테미큘라에서 한차례 모습을 드러냈고 로스앤젤레스 북동쪽 지역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 베이커스필드, 골레타, 그리고 모로베이에 이어 이번엔 샌 루이스 오비스포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은행 점포의 폐쇄회로 TV 화면에 포착된 범인은 허름한 복장에 회색 야구 모자를 눌러쓰고 주름살이 많은 야윈 얼굴에 커다란 안경을 걸쳤다.


영낙없는 노인네 행색이지만 경찰은 실리콘 등 특수 재질로 만든 분장용 가면을 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인터넷 등에서 '영감님 강도'가 연예인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영감님 강도'의 팬이 1만명 넘게 글을 올렸고 '영감님 강도'의 범행 모습을 담은 티셔츠까지 팔리고 있다.


'영감님 강도'의 팬이라는 콜린 스미스는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너무 멋지다"며 "잘하는 일은 아니지만 통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