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에서 지난달 30일 돌연 ‘선교행위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명확한 사실확인 없이 일반 언론들에 정각원의 해당 글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학교측은 교내 기관 중 하나인 정각원의 문제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학교는 종합대학이라는 평판을 무색케 하듯 현재 ‘조계종 종립대학’으로 불교 이념을 위해 세워졌다는 명목으로 교직원들 대부분을 불교인 중심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교내에는 기독교 관련 신우회도 없고 기독교 동아리는 등록조차 된 적이 없다.


학교측은 건물 관리원들에게까지 “교내에서 기독교 모임이 열리는데 바로 신고하거나 쫓아내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통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 캠퍼스 선교단체 관계자는 “모임을 하고 있는데 어떤 여성 환경미화원 분께서 ‘나도 먹고 살아야 되니 미안하지만 나가달라’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불교계 언론들의 보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학교 밖에서 한 승려가 선교행위 중단을 요청하다 실랑이가 벌어졌고, 고소사태로까지 번진 일임을 알 수 있다.


‘현대불교’지는 지난 10월 27일 ‘동국대 앞 선교, 구성원들 반성해야’ 라는 글에서 “정각원 교법사 OO 스님이 지난 9월 동대입구역 앞을 지나다 선교행위를 목격하고 그쳐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며 “이번 사건은 부처님 도량인 동국대 앞에서 선교행위를 보고도 남의 일 보듯 침묵하며 지나간 우리 자신의 부끄러운 이야기”라고 적었다.


‘불교타임즈’는 2일 “이 스님은 1학기 내내 기독교인들의 집회를 보다 못해 증거 확보를 위해 그들이 갖고 있던 바인더를 빼앗은 게 전부”라며 “경찰서에서 4시간 동안 조사와 대질심문을 받고 왔는데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맞고소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썼다. 해당 스님은 한 교계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팔정도에 십자가를 그린 범인은 잡지 못했던 것으로 들었다”면서 팔정도에 십자가를 그릴만한 사람이 기독교인 말고 누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또 지난 10월 17일 ‘불교신문’에 따르면 이 승려가 빼앗은 자료에는 ‘하나님 존재와 종교관, ‘어머니 하나님’에 대한 설문조사’ 등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 하나님’은 일반적으로 정통 기독교가 아닌 특정 이단 집단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보도만으로 따진다면 결국 선교행위는 정각원측의 주장처럼 학교 내에서 일어난 게 아니고, 이단종파와의 갈등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다. 또 ‘업무방해, 강제취득, 모욕, 폭행’ 등 혐의로 고소를 당한 해당 승려의 경우 욕설과 폭력사태 때문에 조계종에서 공개사과와 출석금지 등의 중징계를 받은 전력도 있다.


불교계 언론들은 최근 잇따른 ‘훼불 사건’도 이와 관련시키고 있다. 이들은 부산 해운대구 네 곳의 사찰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불상과 석불, 탱화 등을 훼손한 사건에 대해 ‘기독교인들의 소행’이라 주장했지만, ‘불교신문’에 따르면 범인은 부처와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괴롭히는 꿈을 꿨다는 정신질환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