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공회 사우스캐롤라이나 교구의 마크 로렌스 주교. |
동성애에 수용적 입장인 미국 성공회 내에서 성직자의 동성애 비판이 반교단적 행위가 되어가는 분위기다.
최근 한 미국 성공회 주교가 동성애를 비판했다가 ‘교단을 저버리려 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교구의 마크 로렌스 주교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평소 동성애에 수용적인 교단의 입장에도 비판적이었다. 로렌스 주교는 이같은 자신의 생각을 교구 교인들 앞에서도 밝혀 왔다.
그러나 로렌스 주교는 이로 인해 스스로 교단을 탈퇴할 계획을 세웠으며 교단의 원칙을 저버리는 것은 물론 교인들까지 교단에서 멀어지게 하려고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다행히 교단 지도부는 지난 11월 28일 성명을 통해 로렌스 주교에게 이러한 의도가 없었다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로렌스 주교는 “교구 교인들이 보내 준 수많은 편지, 이메일, 격려의 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 교구 신학자인 켄달 하몬 박사도, 이번 지도부의 결정으로 교구 전체가 안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로렌스 주교를 포함한 교구 교인들 모두가 “몹시 걱정해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성공회는 2003년 세계 성공회 내에서 첫 동성애자 주교를 임명한 데 이어, 세계 성공회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2009년 동성애자 성직 임명을 허용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 2010년 두번째로 동성애자 주교를 임명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성공회 내는 물론, 세계 성공회 내에서도 이같은 조치에 항의하는 뜻에서 적지 않은 보수파가 교단과 거리를 두거나 아예 탈퇴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한편 전미성공회의회(AAC) 대표인 데이빗 앤더슨 주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로렌스 주교와 사우스캐롤라이나 교구는 계속해서 교단이 예의주시하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