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종 박사(맨 오른쪽)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와 미래목회포럼(대표 정성진 목사) 주최로 ‘한국의 종교인구 이동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
연구소 최현종 박사는 정부의 1985·1995·2005년 인구 센서스 종교분야 조사와 1년여간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국 종교인구 변동에 관한 연구’를 2일 오전 11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발표했다.
잘 알려진 대로 지난 2005년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개신교 인구는 862만여명으로, 10년 전인 1995년 876만여명에 비해 14만 4천여명이 감소해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이에 비해 천주교는 1995년 295만여명에서 515여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최 박사는 “1995년의 10대는 2005년의 20대, 20대는 30대가 되므로, 연령층별 증감을 분석할 때 단순히 동일 연령대 비교보다는 한 세대의 변화를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며 “이러한 흐름에서 개신교는 청·장년층 감소가 더욱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이러한 분석 결과 1995년과 2005년을 비교할 때 10→20대는 -4.6%, 20→30대 -2.0%, 30→40대 -2.3%, 40→50대 -2.2%로 각각 감소했다. 50→60대는 +0.2%, 60→70대 이상은 +2.2%였다.
그러나 불교와 천주교는 해당 분석에서 모두 종교인구가 조금씩 증가했다. 특히 천주교는 1995년에서 2005년 사이 10→20대 +4%, 20→30대 +4%, 30→40대 +4.3%, 40→50대 +4.0% 등으로 전 연령대에서 4% 가까이 증가했다.
지역별로 개신교는 전통적으로 수도권과 호남 지역에서 강세, 영남·제주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1995년과 2005년 사이 수도권, 특히 서울(-3.4%)의 감소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천주교는 수도권, 특히 서울(+5.5%)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서울 종교인구를 1995년과 2005년 사이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개신교의 경우 10→20대 -8.3%, 20→30대 -4.8%, 30→40대 -3.2%, 40→50대 -4.0%였고, 천주교의 경우 10→20대 +4.5%, 20→30대 +4.2%, 30→40대 +6.0%, 40→50대 +5.3%를 나타냈다. 최 박사는 “서울 지역에서 천주교의 성장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데 반해, 불교와 개신교는 서울 지역에서 많은 감소세를 보였다”며 “결국 개신교 인구 감소는 서울 지역 20-50대가 주도했음을 알 수 있다”고 정리했다.
개신교 떠나 천주교로 가는 사람들, 그 이유는
▲이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
최 박사는 “개신교 성장이 1960-70년대의 사회·경제적 변동으로 인한 불안정에 힘입었지만, 1980년대 이후 가치유형이 변화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종교적 욕구를 가져온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천주교의 성장은 이에 응답한 것이가”라는 질문을 통해 설문 취지를 드러냈다. 그는 서울 지역 20세 이상 성인 1400명을 대상으로 △현재의 종교를 믿은 기간 △이전에 다른 종교를 가진 경험 △종교를 바꾼 가장 큰 이유 △각 종교에 바라는 사항 등을 조사했으며, 종교별 비율은 개신교 600명, 천주교 400명, 불교 400명이었다.
조사 결과 다른 종교를 가졌던 종교인의 비율은 천주교가 33.0%(132명)으로 가장 높았고, 불교도 27.0%(108명)이었지만 개신교는 9.7%(58명)에 불과했다. 유입에서 유출 인구를 뺀 결과도 개신교만 유일하게 감소(-34.7%)했다.
최 박사는 “최근 10년 이내 종교 이동상황을 보면 같은 기독교 계열임에도 개신교와 천주교 간의 이동이 불교와 기독교 간의 이동과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며 “실제 종교별 이미지 조사에서도 천주교 신자들은 개신교보다 불교에 유사성을 느꼈는데, 이는 의식 중시의 예배 형태와 종교조직 형태의 유사성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추측했다.
종교 변경 이유(중복 응답 가능)로는 개신교로 이동한 경우 ‘마음·생각의 변화’가 56,9%, ‘가족의 권유’가 44.8% 등으로 절대적이었으며,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6.9%, ‘믿던 종교에 대한 불신’ 5.2%, ‘다른 신자와의 갈등’ 0.0% 등은 매우 적었다.
이에 반해 개신교에서 이웃종교로 ‘갈아탄’ 이유로는 ‘마음·생각의 변화’가 52.7%로 가장 많았고, ‘가족의 권유’ 32.9%,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30.5%, ‘믿던 종교에 대한 불신’이 24.6% 등이었다.
유입에서 유출 이유를 빼 보면 개신교는 ‘가족의 권유’가 +11.9%, ‘마음·생각의 변화’가 +4.2%로 증가 요인이었지만, ‘믿던 종교에 대한 불신’ -19.4%,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23.6% 등으로 두드러진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천주교는 모든 요소가 증가 요인이었고, 불교는 ‘가족의 권유’와 ‘마음·생각의 변화’만이 감소 요인이었다.
최 박사는 천주교의 비약적인 증가에 주목해 천주교를 선택한 이유도 조사했다(중복 응답 가능). 그 결과 ‘종교적 성스러움’이 62.6%, ‘신뢰성 및 청렴성’이 51.9%, ‘사회봉사 이미지’와 ‘덜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각각 46.5% 등으로 많았으며, ‘타종교에 대한 열린 태도(34.2%)’, ‘제사 및 주초문제(35.3%)’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는 “교리적·계율적 이유보다는 종교 자체가 갖는 이미지와 신뢰도가 천주교의 중요 선택 이유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현종 박사는 종교 관련 다른 조사들도 소개하면서 “각 종교 종교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종교적 욕구와 그 종교가 그 욕구를 채우는 현실 사이에 간격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 한국 종교인들은 내재적·중심적·축복의 종교에서 외재적·주변적·의미의 종교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데, 개신교는 현실의 그 욕구를 잘 충족시키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 박사의 발표 이후 김권수 목사(동신교회)가 ‘목회적 관점에서’, 김승욱 교수(중앙대)가 ‘일반사회학적 관점에서’, 하도균 교수(서울신대)가 ‘교회성장과 전도측면에서’ 각각 논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