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지난달 10일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 잔디밭을 점거한 채 금융자본 반대 시위를 벌이던 'LA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30일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은 1천400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심야 강제 해산 작전에 나섰다. 중장비로 시위대가 기거하던 천막을 모두 철거하고 해산에 불응하는 시위대 200명을 체포했다.


시위대는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물리적 저항은 하지 않아 충돌은 없었다. 로스앤젤레스 '점령 시위대'는 뉴욕 주코티 공원에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강제 해산된 이후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농성을 이어왔다.


노동 운동가와 인권 단체 대표 등을 지낸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시위 초반에는 시위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지만 시청 앞 잔디밭 점거가 길어지자 태도를 바꿨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지난 25일 찰리 벡 LA 경찰국장과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보건과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자진 해산을 명령했다.


29일 0시까지 해산 시한을 못박았지만 시한을 넘기고도 진압 작전을 주저하던 시 당국과 경찰은 농성장 천막 안에 어린이가 기거하고 있다는 첩보를 접하자 강제해산에 돌입했다.


시 당국은 오전 6시께 농성장과 농성장 주변 거리 청소까지 마쳤지만 일부 시위대는 시청 인근 천주교 성당과 올베라 거리에 다시 모여 재집결을 시도하는 등 간헐적인 저항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