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미국 시카고 시(市)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낮은 10개 공립학교의 교사와 교직원을 전원 해고키로 했다. 29일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시카고 교육청(CPS)은 이날 전면적인 교육 개혁 대상 10개 학교를 발표하고 이번 학사 일정이 끝나는 대로 이들 학교의 교사와 교직원을 전원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교는 일리노이 주 표준시험 결과 분석 등을 통해 최소 5년 이상 관찰 대상이 되어온 학교들로 CPS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학교 중 하나인 마케트 초등학교(재학생 1천400명)를 비롯한 8개 초등학교와 2개 고등학교가 포함되어 있다. CPS는 지난 2006년 안 던컨 미 교육부장관이 교육감으로 재직할 당시 전국 최초로 학교 쇄신 전략 '턴어라운드(Turnaround)'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으나 이처럼 많은 수의 학교에 조치를 내린 것은 처음이다.
해당 학교 대부분은 흑인 밀집지역인 도심 남부와 서부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올해 새로운 방침으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주변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학교도 대상이 됐다.
CPS는 "학교 폐쇄 대상이지만 재학생 수가 너무 많아 이웃 학교로 전학시키기 어렵거나 개선을 위한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는 경우 '턴어라운드'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CPS는 이들 10개 학교의 학교장부터 교사와 교직원 전원에게 해고 통지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장클로드 브리저드 CPS 교육감은 "'턴어라운드'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것일 뿐아니라 학교 문화를 성공적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0개 학교 가운데 6개 학교는 비영리 단체 '아카데미 포 어번 스쿨 리더십( Academy for Urban School Leadership)'이 관리·감독하고 나머지 4개 학교는 CPS의 학교 개선팀(Office of School Improvement)이 교직원을 새로 배치한 후 직접 운영할 방침이다.
CPS는 이들 학교에 총 2천만달러의 지원금을 투입, 교사 연수와 커리큘럼 개발, 방과 후 프로그램 마련, 그리고 학생 보충지도 등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전날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해당 학교 교직원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CPS가 이를 재고해줄 것을 촉구했다. 시카고 교원노조위원장 캐런 루이스도 성명을 내고 "CPS가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를 민간기관에 맡기는 것은 공교육을 파괴하는 일"이라면서 "(지난 5월 취임한)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 학생들의 성공보다 '어젠다(Agenda)' 설정을 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브리저드 CPS 교육감은 해고 통지 후 재고용될 가능성이 있는 교사 규모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해직 교직원이 아니라 학생들"이라고 강조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과거 통계를 보면 '턴어라운드' 해당 학교 교사들 가운데 단 30%만이 CPS에 재고용됐다"고 전했다. CPS는 뉴욕시교육청, LA통합교육청에 이어 미국에서 세번째로 큰 교육구로 총 675개 학교에 40만5천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