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캔자스주의 한 여고생이 주지사를 조롱하는 트윗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교장실에 불려가고 사과편지까지 쓰는 곤욕을 치렀다. 26일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캔자스주 쇼니 미션 이스트 고교 12학년(한국의 고교 3년) 엠마 설리번은 수일 전 캔자스주 수도인 토피카에서 열린 현장교육에 참석해 샘 브라운백 주지사의 강연을 다른 학생들과 함께 들었다.


설리번은 강연을 듣던 중 "방금 브라운백 주지사에게 형편없다(sucked)고 욕을 했다"라는 트윗을 올렸다. 브라운백 주지사는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보수 성향 정치인이다. 실제로 설리번은 현장에서 브라운백 주지사에게 이 같은 말을 하지도 않았으며 단지 장난으로 올린 트윗인데다 설리번의 트위터는 팔로어가 6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글이 브라운백 주지사의 소셜 미디어 담당 비서 셰린 존 손택에게 발견되면서 일이 커졌다. 손택의 임무는 소셜 미디어에 주지사의 이름이 들어간 글들을 검색하고 대응하는 것이었다.


이 비서는 즉각 "주지사에 대한 불경스러운 글"이라며 관할 교육당국에 알렸고, 쇼니 미션 이스트 고교는 설리번을 이튿날 교장실로 불러 1시간 동안 훈계하고 브라운백 주지사에게 사과 편지를 쓰라고 지시했다. 형식적인 사과 편지를 쓰긴 했지만 설리번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견해를 말할 권리가 있다. 나는 주지사가 말하려는 여러 가지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트윗글에 대한 조치가 부당하다며 "트윗글은 해도 없는 글이었고, 이 글을 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손택은 "학생들이 소셜 미디어의 위력을 아는 게 중요하다"며 "그 말이 인터넷 상에서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관할 교육당국에 조치를 취하도록 한 이유를 해명했다.


이 해프닝이 알려지자 캔자스주에서는 고교생의 장난 섞인 비판 트윗을 적발해내 교육관청에 알리고, 또 학생을 교장실로 불러들이는 주지사와 학교측의 대응이 "세금을 낭비하는 불필요한 일" "말할 자유도 억압하는 일"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