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1995년 3월 도쿄 지하철 3개 노선, 5개 차량의 출근길 승객에게 맹독성 사린가스를 뿌려 13명을 죽이고 6천200명을 다치게 한 테러와 관련, 일본 신흥종교 단체인 '옴(Aum)진리교' 교주 등 12명의 사형 판결이 확정됐다.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재판장 후루타 유키<古田佑紀>)는 18일 나카가와 도모마사(中川智正·49)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사형을 확정했다. 이로써 1989년 11월 옴진리교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사카모토 쓰쓰미(坂本堤·당시 33세) 변호사 일가 3명을 살해한 관련자 6명 전원의 사형이 확정됐다.


나카가와는 '사카모토 변호사 일가 살해사건' 외에도 '지하철 사린 가스 살포 사건' 등 모두 11차례의 범죄로 25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상고했다.


나카가와는 1988년 교토부(京都府) 부립(府立)의대 재학 중에 옴진리교를 믿기 시작했고, 1989∼1995년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56·본명 마쓰모토 지즈오<松本智津夫>) 교주 등과 공모해 사카모토 일가족 3명 등 모두 25명을 살해했다. 아사하라 교주의 주치의로 일했고, 1990년에는 아사하라와 함께 중의원 선거에도 출마했다.


옴진리교 간부는 아사하라 교주가 2006년 9월15일에 사형 확정 판결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나카가와까지 12명의 사형이 확정됐다.


수의사 출신의 교단 간부인 엔도 세이치(遠藤誠一·51)의 상고가 21일 기각되면 옴진리교 재판은 시작한 지 16년만에 '관련자 13명의 사형 확정'으로 일단 종결된다. 하지만 일본 형사소송법상 판결 확정 직후에 판결 정정을 신청할 수 있어 한동안 나카가와나 엔도 등의 이름이 인구에 회자될 전망이다.


또 여러 사건의 범인 38명 중 무기징역이 확정된 5명 외에도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 실행범 다카하시 가쓰야(高橋克也·53) 등 3명은 여전히 도주 중이어서 사건이 언제 끝날지 기약은 없다.


세상이 진상을 다 아는 재판이 16년이나 이어진 이유는 절차를 중시하는 일본의 특성 때문이다. 국선변호인들이 꼼꼼하게 증인 신문을 하는 동안 아사하라 교주는 법정에서 졸거나 영어를 쓰며 시간을 끌었다. 재판이 끝나가지만 독가스 살포를 누가 지시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옴진리교는 1984년에 아사하라가 만든 요가 도장인 '옴모임'을 시작으로 신도를 한때 1만명까지 불렸지만, 1995년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뒤 교주 체포(1995년 5월16일), 법원의 교단 해산 명령(1995년 10월30일) 등을 거쳐 몰락했다.


하지만 옴진리교의 핵심 조직원이던 조유 후미히로(上祐史浩)가 1999년 출소한 뒤 2002년 '아레후', 2007년 '히카리노와'라는 이름으로 후계 성격의 조직을 잇따라 만들었다. 이 조직들은 규모는 작지만 대학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