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에서 지난해 10대의 출산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를 효율적인 성교육과 경제난 등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질병통제센터(CDCP)의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10대 청소년(15∼19세) 1천명이 출산한 아이가 34.3명으로 전년의 37.9명에 비해 9% 감소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로써 10대 출산율은 최근 19년 중에서 17년간 감소세를 보였다. CDCP의 스테퍼니 벤추러 씨는 "1940년대 중반 이후 1년만에 이 만큼 줄어든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전체의 출산율은 전년보다 3% 줄면서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연령별로는 10대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10대의 출산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1천명당 61.8명을 기록했던 1991년이었다. 이후 20년간 10대 출산율은 꾸준히 떨어졌다. 최근에는 성경험이 있는 10대가 과거보다 줄어든 반면 경험자 중에서 피임을 하는 비율은 늘었다.


전문가들은 미 행정부가 10대 출산율을 낮추려고 수백만달러를 들여 보급한 30여가지의 성교육 프로그램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전미10대임신예방운동(NCPTUP)의 윌리엄 앨버트 연구원은 "과거에는 어떤 방식의 접근이 효과가 있을지가 불분명했다"며 "최근의 성교육은 신체부위 보다는 인간관계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장기화되는 경제난도 10대의 출산율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부모나 나이 든 친척들이 가족 부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임신을 회피하게 됐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령대나 인종에서 아이가 덜 태어난 것도 경제와 출산율의 상관관계를 방증하고 있다. 지난해 20대와 30대 여성의 출산율이 모두 줄었으며,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나이인 40∼44세 사이에서만 1천명당 10.2명으로 전년보다 2% 늘었다. 지난해 미국의 총출산율(출산 가능 연령의 여성 1인당 출산한 아기 수)은 현재 인구 수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2.1명)보다 낮은 1.9명으로 줄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