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교회 개척 붐이 일고 있다. 기독교 국가라는 말이 무색해 질 만큼 윤리적인 도전과 성적 무질서가 만연해진 미국. 교세의 감소는 반세기 전부터 지속돼 왔던 것이지만 최근 들어 미국 내 교회의 자각은 교회 개척 운동 현상으로 대변되고 있다.


해외선교부에 집중됐던 SBC, 이젠 미국으로 눈 돌린다


남침례교단(SBC)은 최근 총회에서 북미주(미국, 캐나다) 인구 총 3억4천4백만명 중 2억5천9백만명이 한번도 복음을 들어보지 못했거나 복음화되지 못한 인구라는 통계자료를 받아 들고 충격에 휩싸였다.


신상윤 목사(버지니아 남침례회 주총회 코디네이터)는 “이는 숫자상으로 전세계 제 3의 선교대상 국가인 셈”이라며 “교단 내에서 선교사를 보내는 나라가 선교사가 필요한 나라가 되어버렸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북미주 5개 구역 27개 도시를 선정해 교회 개척 전략을 짜고 있는 남침례교단. ⓒNAMB.net

남침례교단은 이에 해외 선교에 집중됐던 선교 정책의 흐름을 대거 변경하고, 미국 내 선교에 집중하기 위해 해외선교부의 조언과 자원을 제공받으며 북미 교회 개척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교단은 인구가 밀집돼 있는 5개 구역, 27개 도시를 전략적으로 선정하고 교회 개척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인적 자원을 찾고, 건물 세우기를 넘어선 다양한 창구를 통한 개척 방향을 모색하는 중이다. 신상윤 목사는 “교회 개척이 단지 건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나오지 않았지만 제자훈련 및 소그룹 모임이 주요한 개척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남침례교단의 교회 개척 시도는 선교 효율성과 교세 확장을 고려한 것으로 교단은 구체적인 이유를 웹사이트를 통해 명시하고 있다.


그 첫째 이유는 개척교회는 교인 100명 당 평균 11.7명을 직접 침례하는 데 비해, 기존 침례교단 교회는 100명 당 평균 3.4명만 침례를 주고 있기 때문에 불신자에게 복음을 전하는 효율성 측면에서 개척 교회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둘째 이유는 세계 1차 대전 당시 미국 인구 대비 남침례교단 개교회가 각각 감당해야 할 성도수는 430명에 불과했지만, 인구 증가 및 여러 요소로 인해 현재는 한 교회 당 이론적으로 6,194명을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변화하는 세계에 발맞춰 선교의 방법과 교회의 형태도 변화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 때문이다.


한인교회도 이대로 안된다


미주 한인 교회들에게도 교회 개척은 절실한 문제다. 1980년 전후해 절정을 이루던 한인 1세 이민자들은 줄어들고, 부모를 따라 교회를 나오던 1.5세들은 성장한 후 교회로 돌아오는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맞이하면서, 이대로 방관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교회 개척 운동이 일고 있다.


▲공식적으로 일천교회 운동본부가 발족된 2009년 연합감리교회한인총회

그 중 연합감리교회한인총회(KUMC)는 2008년 아틀란타에서 열린 총회에서 처음으로 ‘일천교회 개척운동’을 제시하고 2009년 공식적으로 운동본부를 발족시킨 후 2012년까지 비전 실행기로 결정했다.


현재 미국 내 300여 한인연합교회에서 목회자, 평신도 훈련 및 소그룹 사역강화를 통한 50개 교회 개척 운동을 벌이고 있다. KUMC가 세운 비전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건강한 소그룹이 뿌리를 내려 소그룹이 개척교회로 연결되어 미 전국에 150개의 교회로 뿌리를 내리면 500개의 교회가 세워지고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비전 발전기로서 한 교회가 하나의 교회를 개척해 1,000교회를 세우는 운동이다. 이를 위해 목회자 사례비 1% 기부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미국은 멀티사이트가 대세… 개교회 개척도 활발


개 교회 차원에서도 개척 운동은 활발한데,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멀티 사이트 처치 운동’이다.

▲멀티사이트처치의 모습

최근 미국의 대형교회들은 교회의 본성전 외에 ‘캠퍼스’라고 불리는 지성전들을 세우는 멀티 사이트화를 대안으로 선택하는 추세로, 2000년 전체 대형교회 중 22%에 불과했던 멀티 사이트 처치는 2008년 37%로 늘어났고 점점 각광받고 있다.


2008년 미 국가 연구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대형교회는 평균적으로 2곳 이상의 지성전을 갖고 있으며 주일예배는 평균 4회 드리고 있다. 한편 전체 대형교회 중 5%에 속하는 교회는 그보다 많은 수의 지성전이 있으며 적게는 6회에서 24회까지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교회 개척의 촉매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데, 멀티 사이트 처치가 아닌 교회 중 50%가 교회를 개척한 데 대비 멀티 사이트 처치 가운데에는 60% 가량이 새로운 교회를 개척했다.


한편, 교회 개척이 각광 받으면서 독특한 모델들도 출현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최근 대형교회를 사임하고 새로운 도전을 선포해 주목받은 프란시스 첸 목사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시의 한 구역을 정하고, 그 곳에 속한 아파트 500여 채에 소그룹 및 제자훈련 방식으로 하나씩 교회를 세우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평신도 지도자 양성에 탄력… 제자훈련 중요성 대두


각 교단 별 개척 바람은 제자훈련을 통한 평신도 지도자 양성에 탄력을 주고 있다. 소위 교회는 많이 필요한데 사람이 없기 때문에 기존 평신도들을 재빨리 키워내는 방법이 최선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남침례교단의 경우도 제자훈련을 통한 소그룹 모임을 주요한 개척 모델로 삼고 있는 가운데 ‘평신도 지도자’를 개척에 투입시키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연합감리교회한인총회의 경우도 평신도 양육을 통한 개척 지도자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