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미식축구(풋볼)팀 전직 코치의 아동 성폭행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이사회는 9일 밤늦게 회의를 열어 그레이엄 스패니어 총장과 조 패터노(85) 풋볼팀 감독의 해임을 결정했다.


46년째 이 대학 풋볼팀 감독으로 재직하며 미식축구 1부리그 통산 409승이라는 역대 최고기록을 올린 '명장' 패터노 감독은 이사회에 앞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사회는 사태의 엄중함을 감안해 '즉각 해임'을 결정하고 이를 공식 발표했다.


그러자 패터노 감독을 지지하는 수백명의 이 대학 학생들과 시민들이 거리시위를 벌이며 반발하고 나섰고 진압경찰까지 출동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패터노 감독 휘하에 있던 전직 수비코치 제리 샌더스키의 아동 성폭행 혐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패터노 감독의 '도덕적 책임'을 추궁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CNN방송 등은 10일 하루종일 필라델피아 현지의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이번 사태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은 물론 필라델피아, 나아가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져들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의혹이 사실이라면 "너무 충격적"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성폭행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 이사회가 두 사람을 해임한 이유는 샌더스키 코치의 범행을 알고서도 강력히 대처하지 않은 책임을 물은 것이다.


현재까지 당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샌더스키는 불우한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자신이 세운 자선단체에서 만난 소년들을 꾀어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02년의 경우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풋볼팀 샤워장에서 열살짜리 소년을 나체상태에서 성폭행하는 것이 당시 한 졸업생에 의해 목격까지 됐으나 당시 대학측은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고, 패터노 감독도 경찰에 알리지 않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패터노 감독은 미국 대학풋볼계에서 단순한 감독에 머물지 않고 인격이 고매한 교육자로, 박애주의자로 널리 존경받는 인물이다. 1950년 미식축구팀 코치로 입문해 1966년부터 이 대학 풋볼팀 감독을 맡는 등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만 61년간 몸담아 왔다. 2007년 대학 풋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한 시즌에 12∼14 경기를 치르는 대학 미식축구에서 400승 이상을 기록한 감독은 3명에 불과하다.


패터노 감독과 함께 이날 해임된 스패니어도 1995년부터 이 대학 총장으로 재직해온 인물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총장 중 한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