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본부·뉴욕 AFP·dpa=연합뉴스) 아이티의 콜레라 피해자 5천명이 유엔에 대해 콜레라 발병의 책임이 있다며 총 수억달러의 보상금 지급을 요구했다.


아이티 정의·민주주의 협회(IJDH)의 변호사들은 5천명의 콜레라 환자와 유족들을 대표해 사망자 한 명당 10만달러, 감염자 한 명당 5만달러의 보상금을 청구하는 탄원서를 유엔본부에 제출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단체는 36페이지 분량의 탄원서를 지난주 유엔본부와 아이티 내 유엔 아이티안정화지원단(MINUSTAH)에 보냈다고 밝히고, 보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JDH는 탄원서에서 "콜레라 창궐은 아이티 시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유엔의 부주의, 태만, 무모함, 무관심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 집단이 지난 5월 콜레라 사태에 대한 개별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까지 유엔이 콜레라 발병 원인을 감추려 했다며 비난했다.


브라이언 콘캐넌 IJDH 대표는 "탄원서 내용 대부분은 유엔 보고서에 따른 것이고 우리가 인용한 법의 상당 부분은 유엔이 직접 만든 것"이라며 "피해자들은 유엔에 대해 진실하고 공정하다고 믿는 것에 일관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틴 네시르키 유엔 대변인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탄원서를 받고 사안을 조사하기 위한 별도의 전문가 집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네시르키 대변인은 그러나 유엔 조사단이 앞서 이런 주장이 확실치 않으며, 콜레라 창궐은 "어느 개인의 잘못이나 행동이 아니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아이티에서는 지난해 콜레라가 창궐한 이후 6천6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감염자는 47만5천명에 이른다. 지난 6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전문가들이 아이티 북부 미르발레의 유엔 평화유지군 캠프에서 콜레라 발병 원인이 야기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을 비롯해 유엔이 콜레라 창궐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일부 주장들이 제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지난달 아이티의 콜레라 감염자 수가 연말까지 총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