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대법원이 14세 이하 아동에 대한 '가석방없는 종신형'에 대해 제동을 걸 태세다. 대법원은 14세 이하 종신수 2명이 낸 위헌 심판 청구를 받아들여 심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8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14세가 안 된 아동을 종신형에 처하는 것이 비상식적이고 잔인한 형벌을 금지한 헌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지 따지겠다는 것이다. 미국 전역에는 14세 이하일 때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죄수가 무려 73명에 이른다.


이에 앞서 지난해 미국 대법원은 살인범이 아니라면 18세 이하 청소년에게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플로리다주 법원을 상대로 제기된 당시 위헌 심판에서 대법원은 그러나 18세 이하 종신형 죄수를 석방하라는 것이 아니라 가석방 신청을 받아주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헌법 소원을 낸 2명은 14세 이하의 나이에 살인죄를 저질러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10살 때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피해 가출해 트레일러에서 살던 에반 밀러는 술에 취한 이웃과 싸움 끝에 집에 불을 질러 숨지게 했다. 컨트릴 잭슨은 비디오 가게에 총을 들고 침입했다가 가게 주인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고 가석방없는 종신형에 처해졌다.


밀러와 잭슨을 대리해 위헌 심판을 청구한 앨라배마주 인권 변호사 브라이언 스티븐슨은 "미국에서 19개주에서 14세 이하 아동에게 가혹한 종신형을 선고하고 있다"면서 "14세 이하 아동 종신형이 가장 많던 캘리포니아가 주 형법을 개정한 뒤에는 일리노이주, 펜실베이니아주, 그리고 플로리주가 이런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