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웨슬리(John Wesley)와 조지 휫필드(George Whitefield)는 생전 칼빈의 예정론, 즉 ‘이중예정’을 두고 서로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들이다. 이중예정에 대한 이들의 견해는 서로 어떻게 달랐던 걸까.
지금도 한국교회 많은 부분에 영향을 주고 있는 이 신학의 두 ‘거성’(巨星)들을 주제로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심창섭 교수)가 5일 협성대학교에서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김영한 교수. |
우선 김 교수에 따르면 웨슬리는 선택과 유기가 하나님의 작정에 의해 이미 결정됐다는, 칼빈의 이중예정에 반대했다. 웨슬리는 하나님의 선행적 은총에 따라 미리 택하신 이, 곧 ‘택자’가 있다는 것엔 동의했지만, 그와 함께 미리 버리실 것으로 예정된 ‘유기자’가 있다는 주장엔 반대했다.
웨슬리는 로마서 8장과 베드로후서 3장 등을 근거로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길 원하시며,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은 모든 인류를 위한 것이라는 ‘만인대속론’을 폈다. 그럼에도 구원받지 못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건, 그들이 하나님의 은총을 거부하기 때문이라는 게 웨슬리의 주장이다.
반면 휫필드는 웨슬리가 선택 교리를 논박하기 위해 본문으로 설정한 로마서 8장은 오히려 선택 교리를 분명히 말하고 있으며, 더불어 웨슬리가 결코 인정하려 하지 않는 ‘성도의 최종 견인’을 증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휫필드는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지만 구원의 은총은 그렇지 않다”며 “하나님은 불의한 자와 선한 사람에게 모두 비를 내리시지만 이것이 웨슬리의 해석처럼 ‘하나님은 전혀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만인대속론은 교회사적으로 이교도(異敎徒)들이 추종한 교리였다”고 웨슬리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에 김 교수는 “웨슬리는 영벌의 교리를 부정하는 데 반해 휫필드는 영벌의 교리를 인정한다”며 “웨슬리는 예정을 비인격적 숙명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적 차원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예정의 개방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 예가 요나서의 메시지다. 니느웨 성은 멸망받기로 작정되었으나 요나의 회개 선포에 의해 전 성읍이 회개함으로써 구원받았다”고 웨슬리의 견해가 다소 인간적 측면을 부각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웨슬리가 제시한 ‘만인대속론’에 대해선 “휫필드는 웨슬리의 견해가 만인구원론에 빠지게 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웨슬리는 그리스도가 만인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만인대속론을 말했지 오늘날 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만인구원론을 말한 것은 아니었다”며 “이 점에서 휫필드는 웨슬리를 오해하고 있다”고 웨슬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인간 책임이냐 예정이냐 하는 것은 인간 구원의 두 가지 측면을 지시한다. 인간의 편에서는 인간의 노력과 애씀을 강조하는 인간 책임론이 선언되고, 하나님의 편에서는 하나님의 주권을 천명하는 예정 교리가 선언된다”며 “이 두 가지 측면은 이 세상에선 완전히 조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하나님의 편에 더 방점을 찍었다. 그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만이 모든 일을 조화시키는 것”이라며 “자유의지의 능력을 상실한 인간의 믿음을 가동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은 하나님의 작정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적 은총에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도홍 교수(백석대)는 이어진 발표에서 역시 김 교수와 같은 주제를 다루며 “휫필드에게 하나님은 절대적 주권을 행사하는 분으로서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들을 향해 한편은 구원에로의 예정을 다른 한편으로는 죄의 상태에서 정죄로의 유기를 결정하셨으나, 웨슬리에게 하나님은 죄에 빠진 자들을 구원하신 분이자, 죄인들을 구원에로 예지예정하신 분이다. 그래서 죄인들이 믿음으로 순종해 나아올 때 언제든지 영생으로 인도하기를 기뻐하시는 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