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지난달 실업률은 예상보다 낮은 9%를 기록했다. 왜 그럴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구 고령화가 실업률을 낮추는데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5일 분석했다.
미국에서도 실업률은 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직업을 갖지 못한 사람의 비율로 산출한다. 경제활동 인구는 16세 이상 연령 층에서 학생이나 주부, 노인 등 노동능력이나 노동의사가 없는 사람들을 제외한 개념으로 실업자와 취업자를 모두 포함한다. 전체 인구에서 경제활동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에 정점을 이뤄 67.3%였으나 올해 10월에는 64.2%로 낮아졌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비율이 앞으로도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인구구조가 갈수록 노령화되기 때문이다.
근로자들은 일반적으로 50대 후반이나 그 이상의 나이를 먹게되면 노동시장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경제활동인구의 비율도 작아진다. 또 현재 고령으로 직업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더 나이가 들어 아예 경제활동인구 산출에서 제외되면 실업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게된다. 요즘처럼 고용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한번 실업자가 되면 다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실업률은 낮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늘날의 경제활동인구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면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9%가 아니라 11.6%가 됐을 것이라고 WSJ은 예측했다. 현재 미국내 실업자 1천400만명 가운데 55세 이상 연령층은 15% 가량을 차지한다.
수학 및 컴퓨터 교사로 일하다 지난 2009년 퇴직한 게리 메릴라트(65)씨는 "학교에서 받아주었다면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올해까지 일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활동인구는 1960년대부터 시작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베이비 붐 세대가 경제활동연령에 진입한데다 여성들도 직업을 갖는 풍조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이 비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번에는 여성들이 직업을 갖는 비율이 줄어들고 베이비 붐 세대는 5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일자리 전선에서 물러나기 시작한 것이 원인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오는 2015년 경제활동인구 비율이 62.5%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