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에서 아시아와 남미, 중동 등 세계 각국 출신 이민자들의 공직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다. 3일 WP 인터넷판에 따르면 교육과 경제부문에서 활동하는데 초점을 맞췄던 이전 세대와 달리 현재 미국 이민자들은 공직 진출 앞에 놓인 '유리천장'을 허물고 있다.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 곳은 바로 수도 워싱턴 D.C. 인근의 북동부 지역. 오는 8일 치러질 버지니아주(州)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선거에는 한국과 인도, 에콰도르 출신 후보들이 나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 위원회 선거에서도 엘살바도르 출신의 현직 위원이 3선을 노리고 있고, 올해 여름 치러진 버지니아 주의원 선거에는 콜롬비아와 레바논계 이민자들이 후보로 나섰다. 이들은 수십 년간 살아온 '제2의 고향'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 정치 분야에 발을 뻗는 것이 놀랄 만한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물론 공직에 진출할 요건을 갖추더라도 이민자들이 직면한 문제점은 많다. 이들이 고국과 미국 가운데 과연 어느 나라 국민을 대변하고 있느냐는 공격부터 인종차별적인 태도와 언어 및 문화, 종교 장벽까지 장애물은 한둘이 아니다.
현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으로 연임을 노리는 문일룡 변호사는 알파벳 'R'과 'L'의 발음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볼에 가벼운 키스를 하는 미국식 인사법이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서툰 영어실력 때문에 자녀 학교조차 방문하지 못하는 히스패닉계 학부모들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이민자이기에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이들의 사정을 잘 헤아릴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