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 북동부 지역의 기습 폭설로 인한 정전 피해 규모가 31일 오전 현재까지 200만 가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회사들은 피해를 완전히 복구하는데는 최대 일주일 가량 걸릴 것이라고 예측해 늦는 지역은 이번주 금요일(11월4일)께나 전력이 회복될 전망이다.
메릴랜드에서부터 뉴잉글랜드에 이르는 미 북동부 지역에는 지난 29일(현지시간)부터 폭설이 내려 한때 330만 가구 이상의 전력이 두절되고 도로, 철도, 항공 등 교통이 끊겨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주말을 거치며 제설작업이 이루어져 도로와 철도 등은 상당부분 정상화됐지만 전력은 폭설이 내린 지 이틀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복구되지 않고 있다.
코네티컷주 하트포드 지역에는 최고 52㎝의 눈이 내리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최대 77만 가구에 정전이 됐다가 그나마 일부가 복구돼 현재는 이 지역 전력회사 CL&P 고객의 59%에 달하는 74만 가구가 아직 정전중이다.
이런 정전 피해가구는 두 달 전 허리케인 아이린이 미국 북동부 지역을 덮쳤을 때보다도 많은 것이다. CL&P의 제프리 버틀러 운영이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가구는 전력이 복구되는데 일주일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폭설 피해가 큰 것은 나뭇잎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가을에 눈이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월에 큰 눈이 내리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뭇가지들이 많이 부러져 전선을 건드려 정전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뉴욕시의 경우 적설량은 7㎝가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10월에 내린 눈으로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186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월에 뉴욕에 1인치 이상 눈이 내린 기록이 19세기 이후에는 없다.
뉴욕시의 경우 14만1천가구가 아직 정전상태이며 인근 뉴저지 지역도 16만9천가구가 정전 피해를 보고 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이번 폭설로 인해 부러진 나무가 허리케인 아이린 때보다 많았다"면서 "피해복구에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암트랙 열차는 필라델피아와 펜실베이니아 구간은 전날부터 운행이 재개됐지만 나머지 구간은 아직 정상운행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