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에서 교원 평가를 성과에 연동하는 주(州)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2년간 50개 주정부 가운데 3분의 2 정도가 교사를 학생의 성적으로 평가하거나 성과에 따라 월급을 차등 지급 또는 재임용 심사를 강화하는 쪽으로 교원평가 체계를 개편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미교사자격평가협의회(NCTQ)가 빌 게이츠 재단의 후원으로 작성해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워싱턴 DC와 최소 23개 주가 공립학교 교사 평가에 표준화된 시험 성적을 반영한다. 또 14개 주는 학생의 성적 자료를 이용해 무능한 교사를 퇴출시킬 수 있다. 학생 성적으로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제도를 뜯어고친 주도 11곳에 달한다.


2년 전에는 교사 평가에 학생 성적을 반영한 주가 16개에 불과했다. 특히 재임용 심사를 성과에 연동하는 주는 한곳도 없었다. NCTQ의 샌디 제이콥스 부회장은 "특정 교사에게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는지를 거의 알 수 없었던 방식에서 벗어나 어떤 교사가 가장 뛰어나고 어떤 교사가 계속 부진한지를 알 수 있는 쪽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NCTQ는 성과에 따른 교사 평가를 주장하는 교육 관련 단체다. 최근 미국의 교사 평가체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것은 이 보고서가 처음이다.


과거 수십년간 미국 교사들은 사실상 평가의 무풍지대에 있었다. 가끔 교장이 교실을 방문해서 특정 교사를 지켜보고 가는 것이 유일한 평가였는데 이마저 매우 드물었다.


교사들의 보수는 철저하게 연공서열과 학위에 따라 책정됐고 재임용은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보장됐다. 이런 과정에서 학생들의 성적은 거의 무시됐다.


하지만 교사의 자질이 학생의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자료가 속속 발표되고 정치권에서도 새로운 평가방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성과 연동제를 채택하는 주가 늘어나게 됐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43억5천만달러 규모의 교육개혁 지원금 제공사업인 '최고를 향한 경쟁(Race to the Top)' 프로그램을 통해 교원을 성과에 연동해 평가하는 주정부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또 올해는 아이다호와 인디애나, 네바다, 미시간주의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교사 평가와 보수, 협상권, 재임용 등에 관한 기준을 강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