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이긴 데는 이른바 20~40대의 전폭적 지지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율 25.7%를 근거로 추론할 때 투표율이 40%대 중ㆍ후반에 못미치면 나 후보가, 이보다 높으면 박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태에서 20~40대의 적극적인 `한 표 행사'가 40%대 후반 투표율 달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투표율은 오전 7시 2.1%에서 9시 10.9%, 11시 19.4%로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출근길이나 등교길 투표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는 오전 7~9시 사이 투표율 증가폭은 8.8%포인트로 이날 전 시간대 중 가장 높았다.


오후 들어 투표율은 22.7%(정오), 29.5%(오후 2시) 34.7%(오후 4시) 37.2%(오후 5시) 39.9%(오후 6시)로 주춤했다. 오후 4~6시 매시간 투표율이 2.5%포인트와 2.7%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이 때문에 박 후보 캠프는 오후 4시께 긴급 내부회의를 열어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투표참여 독려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오후 7시 투표율은 42.9%로 1시간 전에 비해 3%포인트가 늘었고, 마지막 1시간 동안 추가로 5.7%포인트가 늘어나면서 투표율은 결국 48.6%를 찍었다. 두 시간 동안 8.7%포인트가 늘어난 것으로 퇴근길 20~40대 직장인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이날 오후 8시 투표마감과 동시에 발표된 KBS, MBC, SBS 등 방송3사의 출구조사에서도 입증됐다. 박 후보가 20ㆍ30ㆍ40대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고, 나 후보는 50ㆍ60대에서 박 후보에 비해 앞섰지만 우세의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박 후보는 20대에서 69.3-30.1%로, 30대에서 75.8-23.8%로, 40대에서 66.8-32.9%로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 이상 나 후보를 압도했다. 특히 30대 지지율 차이는 52%포인트로 어떤 연령대보다도 격차가 컸다. 반면 나 후보는 50대에서 56.5-43.1%로, 60대에서 69.2-30.4%로 상대적으로 `소폭'의 우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지역별로도 박 후보가 나 후보를 압도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박 후보는 서울 4개 권역 중 3개 권역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 남서권에서는 박 후보가 58.2%의 지지를 얻은 반면 나 후보는 41.4%에 불과했다. 20%포인트에 육박하는 차이였다. 북동권과 북서권에서도 박 후보는 각각 56.1%와 57.8%의 지지를 얻어 43.6%와 41.8% 지지에 그친 나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압도했다.


실제 자정을 넘긴 현재 선관위의 개표 현황에 따르면 박 후보는 서울 25개구 가운데 21개 구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박 후보는 나 후보의 지역구인 중구에서도 51.96% 지지율로 47.65%를 얻은 나 후보를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비해 나 후보는 한나라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인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4개 구에서만 박 후보를 앞서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