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인 여판사와 다문화가정 아동 지원에 힘써 온 가수 인순이가 한국에서 만나 화제가 되고 있다.
인순이 측 관계자는 23일 "인순이씨가 지난 20일 주(駐)세인트루이스 명예영사인 주디 드레이퍼 판사와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에서 만났다"면서 "두 사람에는 여러 공통점이 있어 첫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인순이씨는 드레이퍼 판사가 혼혈의 어려움을 딛고 미국 사회에서 성공을 이룬 데 대해 자신의 일처럼 자랑스러워했다"면서 "앞으로 미국에 갈 일이 있을 때는 드레이퍼 판사와 다시 만날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각각 54세와 56세인 인순이와 드레이퍼 판사는 당시 만남에서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며 '친자매'와도 같은 정을 느꼈으며, 인순이는 그 자리에서 드레이퍼 판사의 어머니인 이순여 여사와 전화 통화를 했다는 후문이다.
인순이는 이어 22일 저녁 용산아트홀에서 열린 자신의 콘서트에 드레이퍼 판사를 초청해 드레이퍼 판사의 신청곡인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직접 불러주기도 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드레이퍼 판사는 4살 때인 1959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세인트루이스시 검사와 워싱턴주립대 법학과 조교수, 미주리주 교정국 국장 등을 거쳐 지방 순회법원 판사로 일하고 있다.
드레이퍼 판사는 외교부가 지난 17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진행한 제2회 재외명예영사 초청사업 참가차 한국에 왔다.
미국 내 다문화가정 아동 지원사업에 큰 관심을 둬온 드레이퍼 판사는 인순이가 한국펄벅재단 이사로 활동하며 같은 지원활동을 벌여온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인순이와 꼭 만나고 싶다고 외교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