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오는 24일 전 세계에서 동시 발매될 애플의 공동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에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애플의 내부 경영과정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고 미국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 등 현지 언론들이 22일 전했다.
현지 언론들이 미리 입수한 월터 아이작슨의 잡스 전기 내용에 따르면 췌장암이 악화돼 더이상 애플 본사에 출근할 수 없기 직전까지 잡스의 일과는 매우 단순했다. 애플의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와 점심을 먹고 다른 일들을 한 후 다시 아이브의 스튜디오로 돌아와 제품 디자인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그것이다.
잡스는 그를 "영적인 파트너"로 생각했으며, 자신을 제외하면 아이브가 애플 내에서 회사 운영과 관련해 가장 큰 권력을 갖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애플 내부에는 잡스 이외에 아이브에게 지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
잡스는 또 첫번째 병가를 떠날 때 자신을 대체할 팀을 구성한 것과 관련해서도 설명했다. 잡스는 "두각을 나타내도, 그렇지 않아도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만들었다. (팀) 쿡이 이들 팀을 이끌었으며, 그는 경영일선에서는 침착하고 단호했지만 자신 스스로 주목을 받거나 갈채를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작슨은 전기에서 "아이브가 감정적이고 표현이 풍부한 반면 쿡은 강철처럼 냉정했으며, 이들 모두는 잡스의 아이디어에 지지하거나 혹은 논쟁 중에도 잡스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지지와 논쟁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들은 모두 잘 해냈다"고 전했다.
쿡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다"며 "그(잡스)는 좋은 결과 도출에 필요한 토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반대입장을 취하곤 했다. 따라서 반대하는데 익숙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많은 사람이 잡스의 조급한 분노를 두려워했지만 쿡이나 아이브는 잡스를 이해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또 이들과 함께 마케팅담당 필 실러 부사장과 소프트웨어 담당 임원 스콧 포스톨 등도 앞으로 애플의 DNA를 지속적으로 지켜낼 인물들로 꼽혔다.
새너제이 머큐리는 특히 애플의 가치가 오랫동안 지속될지는 상당 부분 디자인 천재인 조너선 아이브의 손에 달린 것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잡스의 부인인 로런 파월은 아이작슨에게 "잡스의 인생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체가 가능하지만 조니(조너선 아이브)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