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인터넷사이트 통해 동반자살을 계획한 20~40대 남녀 6명이 자신만 따돌리고 자살여행을 떠났다며 경찰에 신고한 20대 남성 덕분에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20일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인터넷을 통해 만난 6명이 자신을 빼놓은 채 자살여행을 떠났다는 고모(26)씨의 신고를 받았다.


동반자살 여행을 떠난 일행들이 렌터카에 탈 자리가 없으니 빠지라고 한데 불만을 가진 게 고씨의 신고 이유였다. 경찰은 곧바로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동반자살을 주도한 정모(40)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인해 연락했고, 일행과 함께 렌터카를 타고 청평 방향으로 가던 정씨는 경찰의 회유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이동 중에 화장실을 간다며 슬그머니 빠져 종적을 감췄다.


나머지 일행 5명은 정씨와 연락이 안되자 일이 잘못됐다고 판단, 렌터카를 새로 구해 이동하기로 하고 일행 중 3명이 가평읍내 쪽에서 일단 내렸다. 일행 2명은 처음에 타고 이동하던 렌터카에서 기다렸고 그러던 중 경찰 검문에 적발됐다. 이들이 타고 있던 차량에서는 번개탄 8장, 화로, 수면유도제, 유서 등이 발견됐다. 이어 가평읍내 모텔에 투숙한 3명도 탐문 끝에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전남, 경북, 울산 등 거주지가 다른 이들이 동반자살을 계획한 이유는 사업과 취직 실패, 채무 등으로 인한 우울증세로 힘들어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고씨의 신고 사유가 황당하기는 하지만 고씨 덕분에 6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