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미국에서 워싱턴 DC를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이 캘리포니아주(州) 산호세를 제치고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미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의 가구당 중간소득(median income)은 8만4천523달러로 실리콘밸리의 중심부인 산호세의 8만3천944달러를 약간 앞섰다. 두 도시의 소득수준은 미국 전체의 중간소득인 5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워싱턴의 전반적 소득수준은 2009년보다 줄었으나 봉급 생활자들의 소득은 증가했다. 워싱턴 DC와 메릴랜드, 버지니아주 교외의 베드타운 등을 포함하는 수도권 지역의 인구는 560만명으로 산호세의 180만명보다 많다.


수도권의 소득이 이처럼 높은 것은 변호사와 회계사, 로비스트 등 전문직과 화이트칼라 계층이 많이 거주하고 교육수준이 높은데다 관급공사도 많아 다른 지역보다는 경기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현재 미국 전체의 실업률은 9.1%이지만 수도권은 6%(워싱턴DC 자체는 11.1%)에 그치고 있다.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단체인 공공서비스협력(PPS)에 따르면 연방공무원 210만명 가운데 15%가 수도권에 거주한다. 수도권의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그만큼 연방 공무원이 많기 때문이지만, 소득수준이 높은 것은 변호사와 로비스트 등의 고소득 전문직과 관급공사 업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미 의회와 연방정부 자료를 보면 민간 부문의 대졸자 초임은 평균 4만8천661달러에 달하는 반면 연방정부의 대졸자 초임은 3만4천75달러, 석사급 이상은 4만2천209달러에 각각 그치고 있다. 연방정부 관리들의 평균 소득은 퇴직금과 건강보험 수당 등을 포함해 평균 10만7천843달러를 받는다. 반면 수도권의 잘 나가는 로비스트들은 연간 100만∼500만달러를 벌고 거액의 보너스를 별도로 챙긴다.


이에 대해 미국로비스트연맹(ALL)의 하워드 말로위 대표는 "로비스트가 힘도 세고 돈도 많이 버는 직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다수 로비스트의 소득은 연방정부 공무원보다 오히려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