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지난달 개설한 인터넷 민원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서 가장 서명자 수가 많은 민원은 `대마초 합법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이트에는 17일 현재 201건의 청원이 올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 대마초와 관련된 것이 모두 13개에 달했다. 또 전체 서명자도 10만명이 넘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마초를 합법화해 주류와 같은 수준으로 규제해 달라"는 청원에는 무려 5만6천여명이 서명해 인기도 1위에 올랐으며, 비슷한 청원인 "대마초 합법화를 통한 규제, 과세"에도 1만7천여명이 지지했다. 백악관은 서명자 수가 2만5천명이 넘는 청원에 대해서는 공식 답변을 준다는 방침이나 아직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응답은 없는 상태다.
대마초 합법화 요구는 백악관의 트위터, 유튜브 계정 등에서도 `단골 메뉴'로, 공화당 대선주자인 론 폴(텍사스) 하원의원, 민주당 바니 프랭크(매사추세츠) 하원의원 등이 관련 법안을 제출하는 등 의회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다. 특히 이런 민원을 주도하는 몇몇 시민단체들이 막대한 정치기금을 내고 있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초 대마초 합법화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아울러 음주운전반대어머니회(MADD) 등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실제로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백악관 민원 사이트에는 이밖에 "`강아지 공장(대형 개 농장)'을 없애달라" "교통안정청(TSA)를 폐쇄해 달라"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 `하나님 아래(Under God)' 문구를 빼달라" 등 이색 요구도 잇따라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