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목회를 이끄는 소통의 리더십’을 주제로 장신대 기독교교육연구원이 주최한 2012년 교회교육 설계를 위한 교육정책 세미나가 13일 오후 서울 광장동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개최됐다.


주제강의는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교육’을 주제로 박원호 목사(주님의교회)가 맡았다. 박 목사는 “오늘날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데, 이는 120년 넘게 존경받던 한국 기독교 역사에 있어 드문 현상”이라며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서보단 자기 자신을 위해 더 헌신하고, 교회 성장에만 집착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목회의 중심이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임을 깨닫고 예배와 성경공부, 사회봉사 등 모든 영역이 하나님 나라를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박 목사는 “무엇보다 성령의 역사와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연결할지가 최대 관건”이라며 “아무리 하나님 나라를 이야기해도 성령의 역사로 설명될 수 없다면 오히려 하나님 나라를 가로막는 일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제는 로마서 14장 17절의 ‘하나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의(justice)와 평강(peace)과 희락(joy)이라’는 말씀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고 전했다. 성령이 이 땅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의와 평화, 희락과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의 ‘소통’은 세상과의 소통이어야 하는데, 소통은 단지 ‘기술’이 아니라 ‘목적’과 ‘정신’의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교회 내 소통구조의 문제점부터 지적했다. 성경은 ‘평등’과 ‘공동체’를 지향하는데, 교회는 당회가 맨 위에 있고 유치부가 맨 아래에 있는 구조도가 상징하듯 수직적 구조라는 것. 그는 “그래서 교회학교에서는 매일 ‘부장이 높은지, 전도사가 높은지’나 매일 따지고 있는 것”이라며 “더불어 우리나라 말의 특성 때문에 성경에서 예수님 말씀은 모두 명령형으로 돼 있는데, 예수님 인품으로 볼때 과연 그렇게 말씀하셨을지…”라는 의문도 제기했다.


박 목사는 이에 대해 “교회는 상하 구조가 아닌 원형 구조가 돼야 하고, 천주교에서 유래한 ‘평신도’라는 언어도 바뀌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우리 모두를 ‘거룩한 제사장’이라고 하신 말씀처럼, 성도들을 목회자보다 더 힘들 수 있는 ‘세상에서의 사역자’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신앙은 배워지는 게 아니라 얻어진다(not taught but caught)’는 말처럼, 교회교육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것인 만큼 교사와 학생들 사이 소통도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우리의 관심이 결코 ‘교회의 충성된 일꾼’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이들이 세상 속 변화를 주도할 하나님 나라의 인물들을 만들고, 보편적 가치를 지켜나가는 데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논리와 과학을 토대로 해 감정이나 영적인 영역을 배제하는 학교교육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박원호 목사는 “현 교육은 객관적이라는 미명 하에 과학적이고 증명된 것만 가르치고 영적인 부분은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며 “하지만 과학자들도 연구를 100%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과학자들도 감정이 생기고, 열정이 개입돼야 연구를 시작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아인슈타인도 자서전에 ‘상대성 원리가 영감으로 다가왔다’고 고백했다”며 “감정과 논리를 결합하는 것이 바로 성령의 역사”라고 전했다.


그는 “사실 믿지 않는 사람들과는 소통이 되지 않는 게 당연하지만, 얼마나 바른 자세를 갖느냐가 중요하다”며 하나님 나라를 품는 기독교 교육을 위해 다음 몇 가지를 제안했다. △성경 전체의 주제가 ‘하나님 나라’임을 기억하고 △의와 평강, 희락이라는 바르고 보편적인 가치관을 가지며 △우리의 기도가 주님을 닮아 하나님 나라를 ‘위한’ 기도가 돼야 하고 △기독교 교육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하나님 나라 백성의 정체성과 삶을 위한 노력이 돼야지, 생명보다는 행사에, 공동체보다는 개인에, 예배보다는 공부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등이다.


박 목사는 “현재 교회는 ‘편법의 대표’ 격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손해를 보더라도 의롭게, 무언가를 하지 못하더라도 바르게 해야 한다”며 “성도들이 이처럼 ‘의와 평강과 희락’의 가치관을 가지면 교회는 자연스럽게 존경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회학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후 ‘소통의 리더십’을 소주제로 ‘교육목회의 장(場)을 제대로 읽어라!’를 권대현 목사(장신대), ‘교육부 리더들의 정체성과 역할’을 이원석 목사(높은뜻씨앗이되어교회), ‘교육목회를 바로 세우는 리더’를 강민수 목사(충신교회)가 각각 발표했으며, 주말학교·교육목회·부서교육 등에 대한 선택강의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