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국군과 미군으로 각각 복무 중인 형제가 분쟁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난다. 미군 1기갑사단 3여단 소속인 형 박병욱(41) 대위와 육군 13항공단 500MD헬기 중대장 동생 병민(38) 소령이 그 주인공. 박봉식(67) 예비역 육군중장의 아들들이다.


미군에서 군목생활을 하는 형 병욱 씨는 부대이동에 따라 한달여 전부터 아프간에서 복무하고 있다. 다음달 중순 오쉬노 부대 4진으로 떠나는 작은아들 병민 씨는 현재 조치원에서 현지 적응훈련 중이다.


이들의 소식을 알게 된 미군 부대장이 형제의 만남을 주선하기로 해, 내년 2∼3월께 형이 헬기를 타고 동생 부대로 이동하는 형식으로 만남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소속 부대 이동에 따라 아프간까지 가게 된 형과 파병을 자원한 동생은 그들이 만나게 되는지를 알지 못하다가, 병욱씨가 아프간으로 떠날 즈음에야 같은 나라로 가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병욱씨는 서울신학대학과 미국 헐버트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어 미군에 입대했다. 이미 한국에서 대학 졸업 전에 군복무를 마친 뒤였다. 미군들 사이에서 그는 '라면목사'로 통한다. 상담을 위해 찾아온 병사들에게 한국라면을 끓여주기 때문인데, 낯선 입맛에 쉽게 다가서지 않았던 미군들도 이제는 장교들까지 라면을 먹으려고 일부러 찾아올 정도라고 한다.


대학시절 혈관에 종양이 생기는 희소질환을 앓기도 했지만 그는 여전히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파견 근무를 마치고 앞으로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특전사로 부대를 옮기겠다며 지금도 매일 아침 장거리를 뛴다는 게 아버지 박씨의 전언이다. 최종 꿈인 세계 선교를 위해 군인으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쌓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민항기 조종사가 되고 싶었던 둘째 아들은 ROTC 지원 후 육군에서 헬기 조종사가 됐다. 중위시절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박 예비역 중장은 1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들이 병사들이 전쟁에 대해 느끼는 공포를 잘 파악해서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렸을 적부터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조했다는 그는 두 아들에 대한 칭찬을 멈추지 않았지만 보내는 메시지는 간결했다. 그는 "부모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면서 "그저 건강하게 임무를 잘 마치고 돌아오기 바란다"고 전했다.